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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가 전격지원 나선 뜻은]


정몽구(MK)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이 현대건설 정상화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MK는 16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에서 정몽헌(MH)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을 전격적으로 만나 협조키로 했다고 밝혔다.

MK가 그동안 취해온 ‘지원 불가’라는 냉담한 입장을 감안할 때 어떻게 지원하는 쪽으로 돌아섰는지 여부가 세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우선 외형적으로 드러난 사실은 MK가 15일 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을 만난 뒤 16일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해 현대건설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곧바로 MH를 만났다는 사실이다.MK의 이날까지 이어진 족적은 다분히 외부의 강권에 마지못해 건설 지원에 나서는 형식을 띠고 있다.

그러나 내막적으로는 MK가 그동안 건설을 지원할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장고를 거듭해왔다는 흔적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김재수 현대구조조정 위원회 위원장은 15일 자동차와 중공업의 지원을 전재로 한 자구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MK와 MH 사이에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했다.김위원장의 자동차,중공업 지원 내용은 자동차와 중공업측의 즉각적인 부인으로 이어졌다.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이 14일 MK와 MH가 11일 한남동 MK의 자택에서 회동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가 번복한 사실은 이미 MK와 MH 사이에 대화가 되고 있다는 추측을 하기에 충분한 정황을 제공하는 단서가 됐다.10일 현대차의 건설 지원 불가 사실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MK 명의의 발표문을 이계안 사장이 대신 발표한 형식도 지원에 앞서 다분히 소액주주와 시민단체의 반발을 의식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그러나 무엇보다도 현대차 주변에서는 지난 봄 2차례 ‘왕자의 난’을 겪은 후유증이 MK의 건설 지원 의지를 가로막았던 장애요인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다시 말해 현대차 수뇌부를 구성하고 있는 이른바 MK 가신 그룹의 반대가 MK의 장자로서의 역할을 위한 형제간 화해로 가는 길에는 방해가 됐다는 설이다.

그러나 MK가 15일 밤 현대건설 지원을 촉구하는 이근영 금감위원장을 만난 뒤 이를 명분 삼아 결국 동생을 포용하는 장자로서의 권위를 다시 되찾게 됐다고 볼 수 있다.

/ minch@fnnews.com 고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