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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 예산안 처리 진통은 고질병?


매년 이맘때면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놓고 한바탕 승강이를 벌인다. 여당은 정부의 예산안 원안통과를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하고 야당은 다른 정치현안과 연계, 나라살림을 볼모로 국회를 공전시키기 일쑤다. 지난 수십년간 회기 내내 입씨름과 몸싸움으로 소일하다 막판에 가서 예산안을 무수정 통과시키거나, 아예 원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키곤 했다.

이같은 ‘계절병’은 올해도 예외가 아닌듯 싶다. 검찰수뇌부 탄핵안 무산과 관련, 한나라당이 의사일정을 거부함에 따라 이번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예산심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예산에 대한 결산심사에 평균 3∼4일이 걸리고 내년도 예산 심사에 10일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내 예산안 처리는 이미 물건너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겨우 여야합의로 국회가 정상화되더라도 야당이 101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대폭 삭감방침을 천명하고 나서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고 있다.

자민련 원내총무실이 20일 발간한 ‘의정뉴스’에 따르면 지난 65년부터 36년간 정기국회에서 예산안 법정기한을 초과한 사례는 지난해까지 12차례로 집계됐다. 의정뉴스는 또 법정기한을 넘긴 12차례 예산안의 경우 아무리 늦어도 정기국회 회기내에는 처리됐으며 올 16대 국회에서는 법정기한 초과는 물론 정기국회 회기(12월9일)내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첫번째 국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기국회내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임시국회를 소집해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특히 예산안 외에도 2차 공적자금 동의안과 한빛은행 국정조사 등 굵직한 현안이 쌓여있는 이번 정기국회의 경우 파행이 장기화될 경우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럴 경우 16대 국회는 개원국회를 제외하고 열린 세차례의 임시·정기국회 모두 파행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한 것은 물론 정기국회내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최초의 국회로 헌정사에 기록되는 ‘오명’을 남기게 된다. 16대 국회의 기록경신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 pch@fnnews.com 박치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