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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자구안 난마수습


현대가 20일 마침내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다.현대는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는 자구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중공업,전자 등 계열사를 조기에 분리하기로 하는 한편 그룹의 중심을 건설과 상선,대북사업 창구인 현대아산을 중심으로 개편,운영하게 될 전망이다.

건설 자구안 내용의 골자는 ▲서산농장 매각(6000억원 상당) ▲계동사옥 매각(1천620억원) ▲정몽헌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의 사재출자(400억원)▲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2.69% 매각 및 출자전환(900억원) ▲건설 보유 현대상선 주식 8.7%(290억원) ▲인천철구 공장 매각(400억원) 등 모두 1조2974억원 규모다.

현대는 계열사간 이견조율에 어려움을 겪었던 계동 본사사옥 매각방안의 경우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등 계열사가 분할 매입하는 방안을 확정지었으며 이달말까지 계열사별 매입 방안을 조정키로했다.현대는 또 현대건설의 기존 경영진 교체와 인력감축을 포함한 고강도 경영개선 계획도 발표했다.

◇자구안의 이행 가능성=이번에 현대자구안 내용은 그동안 정부와 채권단과 오랫동안 조율을 통해 매수처와 이행 내역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그동안 4차례 발표된 자구안보다 현실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우선 20일 현대모비스가 이사회를 열어 정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2.69%를 매입하기로 결의하고 그동안 난항을 겪었던 계동사옥 매각안도 계열사들이 분할 매입하기로 함에 따라 연말까지 자금 압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자구안이 제대로 이행되면 부채 규모도 4조4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어 자금난이 당분간 해소될 전망이다.

◇자구안 후속조치와 건설회생 가능한가=현대는 자구안 발표를 계기로 고강도의 조직개편을 할 것으로 보인다.우선 경영진의 개편과 함께 지난달 23일 마련한 현대건설의 조직개편안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현대건설은 서산농장 담보 대출금 2100억원,정 전 명예회장 자동차 지분 매각대금 960억원,현대오토넷 지분 매각대금 800억원,계동사옥 매각대금 1650억원 등 조만간 6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해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자구안에 따라 부채규모를 4조4000억원으로 줄인다해도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이 1조8000억원에 달해 안심을 할 수 없는 형편이다.따라서 현대건설은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중심으로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자력으로 생존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창출해내는 과제를 안고 새로운 출발에 나서게 된 셈이다.

◇채권단 평가=채권단은 현대건설이 20일 내놓은 자구계획이 원매자와 금액 등이 상당히 설득력 있는 데다 원매자 중 대부분이 현대 관계사라 그룹 차원의 ‘현대건설 살리기’로 보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계열사간 이견조율에 어려움을 겪었던 계동사옥 매각방안을 현대상선과 일부 계열사가 분할 매입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높이 사고 있다.

현대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번 자구안으로 현대건설의 유동성 문제 해결은 물론 당초 2003년으로 예정돼 있는 현대 계열사의 분리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제1·2 금융권 차입금 6900억원을 이미 연장해 주기로 합의했고 연말까지 돌아오는 진성어음인 물대어음도 4000억원 정도로 추산돼 유동성 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채권단은 그러나 자구계획의 충실한 이행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며 만일 진성어음을 못막을 경우나 성실한 자구계획 실천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원칙대로 법정관리 등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 minch@fnnews.com 고창호 정민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