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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씨 행동제한´ 여야 공방전


전 북한 노동당 비서 황장엽씨(77)는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정치인 및 언론인과의 접촉금지, 외부 강연 출연금지, 민간 차원의 대북 민주화 사업 참여 금지를 당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97년 동반 탈북한 황씨와 김덕홍씨는 20일 ‘남북통일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에서 “민간차원의 대북사업에 참가하는 자유마저 제한하는 것은 우리 생명의 존재 가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제한조치를 취소하지 않으면 스스로의 행동방향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가정보원은 “남북 화해·협력관계 진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자중해줄 것을 권장했다”고 해명했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황씨는 역사적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새롭게 진전되는 상황에서도 북한체제 붕괴론을 거듭 주장함으로써 북한으로부터 테러위협이 더욱 가중되어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나라당이 “황씨가 자의로 외부접촉을 피했다는 국정원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임동원 국정원장의 사임을 촉구하며 몰아세운데 맞서 민주당은 “황씨의 ‘북한체제 붕괴론’이 남북관계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도 곤혹스러워했다.


한나라당은 21일 이회창 총재 주재의 당3역 간담회에서 “국정원이 황씨의 행동을 제한하고 언론과의 만남을 방해한 이유는 황씨가 입을 열기 시작하면 우리 국민들이 북한의 실상과 대북정책의 비현실성을 잘 알게돼 대북정책이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이명식 부대변인은 성명에서 “황씨가 북한체제 붕괴론을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당국으로서는 그의 안위를 지키는데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며 “이에 반발하는 황씨의 행동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다만 황씨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북한체제 붕괴론’이 화해·협력 증진이라는 새로운 남북관계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면서도 황씨의 갑작스런 ‘공개반발’이 자칫 정부의 일방적 대북 드라이브로 비쳐지지 않을지 곤혹스러워했다.

/ seokjang@fnnews.com 조석장 서지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