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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법정관리제]가망없어도 수용…절반도 회생못해


11·3 기업정리조치에 따라 법정관리중인 일성건설과 대동주택이 퇴출되면서 이에 반발한 법원과 금융당국·채권단이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처리기간이 늦은 법정관리로 신속한 기업구조조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법원은 제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다며 반박하고 있다.

현행 법정관리제도가 부실기업의 회생과 퇴출을 결정하는 제도지만 처리기간이 늦은데다 전문인력 등의 부족으로 숱한 문제를 안고 있다. 법정관리제도의 실태 및 문제점,채권단의 입장을 살펴본다.

현재 전국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거나 법정관리중인 기업은 한보철강·동아건설·대한통운·동보건설·대우자동차 등을 합해 모두 192개에 달한다.

최근 5년간 법정관리를 신청해 개시결정을 받은 비율은 70%에 달하고 기각률은 16.8%로 나타나 법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비교적 잘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법정관리가 개시된후 회생에 성공하거나 실패해 법정관리를 졸업한 기업은 전체의 56.7%로 이 가운데 48.1%가 회생에 성공했다.

법정관리절차에 걸리는 기간은 지난 98년까지 평균 689일(23개월)이 걸렸으나 최근에는 315일(10개월)이 걸려 갈수록 단축되고 있다.

한편 서울지법 파산부에서 법정관리중인 기업의 총 자산만 30조6000억여원,부채는 35조원에 달해 재계서열 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법정관리신청 및 처리결과=최근 5년간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은 총 391개.지난 96년 27개에 불과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위기가 닥쳐온 지난 97년 132개 기업으로 폭발적인 증가를 보이다 98년 148개로 정점에 달한뒤 경제위기가 다소 진정되던 지난해 37개로 대폭 줄었다.

그러나 올들어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대우자동차·동아건설·대한통운 등 대기업을 포함해 총 47개 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다시 증가 추세다.

처리결과를 보면 법정관리를 신청한 391개 기업 가운데 268개(68.5%) 기업이 개시결정을 받았으나 65개(16.6%) 기업은 기각결정을 받고 문을 닫았다.

나머지 51개(13.0%) 기업은 신청을 취하하는 등으로 종결됐으며 현재 대우자동차·동아건설·대한통운·동보건설·서한·세계물산 등 6개 기업이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법정관리 개시후 처리결과=지난 96년 이전에 이미 개시결정을 받은 154개 기업과 최근 5년간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받은 268개 기업을 합쳐 총 422개 기업이 법원에서 회생작업을 벌여왔다.

이 가운데 회생에 성공하거나 실패해 법정관리를 졸업한 기업은 전체의 56.7%인 239개 기업이다.

239개 기업가운데 회생에 성공한 기업은 현대자동차에 흡수합병되면서 올 2월에 법정관리에서 졸업한 기아자동차 등 115개(48.1%).

그러나 이달에 법정관리 폐지결정을 받고 끝내 파산선고를 받은 고려서적 등 68개(28.4%) 기업과 법정관리가 개시된 후 법정관리 인가를 받지 못한 56개(23.4%)를 합쳐 124개 기업은 퇴출됐다.

현재 법정관리 개시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동아건설 등 7개 기업을 제외하고 한보철강·범양상선 등 183개 기업이 법정관리를 받으며 인수합병이나 자체 생존 등으로 회생을 모색하고 있다.

◇법정관리 절차에 따른 처리기간=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법원은 일단 재산보전처분을 내리게 된다.그후 청산가치와 존속가치를 비교해 존속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될 경우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내리고 관리인을 선임한다.그후 관리인이 정리계획안을 만들어 채권자나 담보권자 등 관계인 집회에서 승인을 얻으면 법정관리 인가를 받게 된다.

◇법정관리중인 기업실태=현재 가장 오랫동안 법정관리중에 있는 기업은 지난83년 법정관리를 신청해 85년에 인가결정을 받은 이화요업으로 내년이면 16년째를 맞는다.한화국토개발도 역시 지난 83년에 신청해 89년에 법정관리 인가를 받고 법원에 장기입원중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90년대 들어 법정관리 인가를 받은 기업으로 평균 2년 정도 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에 발표한 ‘30대 대규모 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서울지법 파산부는 현대(89조원)·삼성(67조원)·LG(48조원)·SK(40조원)에 이어 재계 5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국 법원을 합산할 경우 이보다 훨씬 규모가 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dream@fnnews.com 권순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