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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이후 3년 공과] 외환위기 근본적원인 제거못해


21일로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지 3년을 맞았다. 물론 그동안 우리나라는 거시경제 차원에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98년에 -6.7%였던 연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0.7%에 이어 올해 9%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런 외형적 성과와는 달리 외환위기의 근본 원인을 도려내지 못하고 미적거리는 잘못을 저질렀다.

특히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경제위기가 다시 찾아오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불거지면서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적지않은 회의를 불러일으켰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대형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설이 끊임없이 나돌았고 4대그룹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는 등 자금난이 더욱 심화됐다.

게다가 대우차·한보철강 매각실패와 국제유가 불안, 반도체가격 하락, 미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동남아 통화위기 재연조짐 등의 악재가 겹쳤다. 그 결과 경제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 종합주가지수는 500선 전후를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이런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철저한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선택 추진중이다. 올해말까지 한빛·평화·광주·제주 은행과 한국·한스·중앙·영남 종금 등 부실 금융기관에 공적자금을 투입해 클린화 한뒤 지주회사로 묶고 부실 대기업들의 정리작업을 계획 대로 완료한다는 계획이나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노총·민주노총·금융노련 등 노동단체들이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을 외치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태세이고 국회는 정쟁에 몰두하느라 구조조정에 반드시 필요한 공적자금 추가조성을 외면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마치고 내년 2월까지 노동·공공 개혁을 마무리한 뒤 경제전반의 경쟁력 향상에 나설 방침이다. 뒤늦게나마 수술을 끝낸 몸을 일으켜세우고 체력을 보강시킨 뒤 초일류 국가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시킨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 경제운용계획의 방향을 ▲4대부문 개혁 마무리와 소프트웨어 개혁 추진 ▲안정적인 경제성장 ▲새로운 성장엔진의 발굴 ▲소득분배개선 등으로 잡았다. 그러나 국민과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해 정부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재경부 관계자도 “올해말로 IMF와의 대기성차관과 연동되는 정책협의는 모두 끝나고 회원국이면 누구나 실시해야 하는 연례협의만 남는다”면서 “그러나 외환위기의 근본원인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남미 국가들처럼 위기가 반복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jongilk@fnnews.com 김종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