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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펀드 '낮잠'자면 손해없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21 05:23

수정 2014.11.07 12:01


‘차라리 손놓고 쉬는게 낫다’.

투자신탁회사의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일손을 놓았다.

수익률 상위에 랭크된 주식형 펀드의 대부분이 실제로 주식투자를 전혀 하고 있지 않거나 거의 흉내만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펀드들은 주식대신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겉은 주식형,속은 채권형’ 이거나 채권에도 투자하지 않는 ‘휴식중인 펀드’들이 대부분이다.

21일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인 펀드 중 최근 6개월동안 손해를 보지 않고 있는 펀드는 10개다. 투신사의 수익증권 8개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뮤추얼펀드인 박현주시리즈 2개다.

조흥투신운용의 ‘베스트주식B-1’이 6개월 누적수익률 5.85%로 1위에 올라 있고 한일투신운용의 ‘세이브주식A-1’이 4.07%로 그 뒤를 달리고 있다.

펀드의 운용내역을 들여다 보면 성적을 올린 비결이 주식투자에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조흥투신의 ‘베스트주식B-1’은 펀드재산의 90%까지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성장형 상품으로 분류되지만 18일 현재 주식을 1주도 갖고 있지 않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최고 94.46%까지 주식을 보유하기도 했으나 주가하락으로 손해만 보자 3월 30%,5월 1%미만으로 주식비율을 급격히 낮췄다.지난 5월 한때 채권을 53%까지 편입하기도 했으나 곧바로 처분해 모두 현금화했다.사실상 운용을 포기하고 쉬고 있는 셈이다.

한국투신의 ‘PK2000장기주식2호’,삼성투신의 ‘인베스티움애버윈주식A3호’,한화투신의‘에이스단기주식K-6’ 도 비슷한 경우다.주식투자비율이 3∼7%에 머물고 있고 나머지는 현금이나 유동성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주식보다는 채권투자로 수익을 내는 펀드도 있다.

한일투신의 ‘세이브주식A-1’이 대표적인 경우.지난 6개월동안 4.07%의 수익을 내고 있으나 펀드내에 주식은 전혀 없고 채권이 전체 펀드재산의 76%를 차지하고 있다.특히 이 펀드는 지난 4월말 설정된 이후 주식을 사 본 적이 없다.운용초기부터 채권에만 투자해 한 때 채권비율이 90%를 넘은 적도 있다.삼성투신의 ‘인베스티움애니윈주식A 4’도 채권이 90%를 넘고 있다.대한투신의 윈윈코리아지식경영V-39’도 주식투자는 거의 하지 않고 주로 채권과 유동성만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경우다.

반면 미래에셋의 박현주성장형시리즈 3,6호는 주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경우다.펀드재산의 50%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며 채권은 10%정도를 보유하고 있다.두 펀드 모두 청산일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22∼24%의 원금을 까먹은 상태.최근 주식시장이 상승조짐을 보이는 상태에서 원금회복을 위해서라도 주식비율을 크게 낮추기는 힘든 실정이다.

/ jgkang@fnnews.com 강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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