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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 '서울 Z캐피탈' 왜 설립했을까?

박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22 05:23

수정 2014.11.07 12:00


최근 서울증권과 소로스펀드 등이 설립한 다국적 직접투자펀드인 ‘서울Z캐피탈’의 국내 진출과 관련,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서울증권은 지난 17일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캐피탈Z와 소로스펀드, 서울증권이 총 5000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국내 기업에 투자하고 경영노하우 및 최신 파이낸싱 기법 등도 지도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에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헤지펀드’ 운용의 귀재인 조지 소로스가 국내 기업 투자를 위해 대규모 펀드를 조성한 배경에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있다.

업계에서는 소로스의 ‘서울Z캐피탈’ 설립배경 시나리오를 크게 두가지로 보고있다.

우선 서울증권을 ‘서울Z캐피탈’에 넘기기 위한 수순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오래전부터 소로스가 서울증권 경영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으며 이에 따라 소로스가 ‘서울Z캐피탈’에 서울증권을 넘기고 자신은 한국투자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있는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투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외신보도에 따르면 소로스가 펀드운용 등 대외활동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같은 상황에서 소로스가 앞장서 다국적 투자펀드를 한국에 설립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증권은 총 7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중인 가운데 현재까지 450만주가 매입 완료됐고 365만주는 이미 소각됐다는 점은 서울증권 매물화 전망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소로스가 ‘서울Z캐피탈’을 통해 본격적인 한국기업 사냥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소로스가 최근 헤지펀드에서는 손을 떼고는 있지만 서울증권을 인수한 예를 볼 때 현재 저평가된 기업주식을 다국적 펀드를 통해 저가에 매입, 기업 자체를 매매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Z캐피탈’ 국내투자자문팀이 속한 한일투신운용의 사장으로 소로스 계열의 이정진(전 서울증권 부사장)씨가 선임된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정진 서울증권 경영기획팀 과장은 “자사주매입은 주가부양이라는 순수한 목적에서 출발한 것으로 서울증권의 매물화는 억측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또 “소로스가 다국적 펀드를 조성한 이유는 국내 증시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며 구체적인 운용계획에 대해서는 아는바 없다”고 설명했다.

/ vicman@fnnews.com 박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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