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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국면 맞은 美 대선]고어 대역전 부푼 꿈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수개표 유효’ 판결을 내놓음으로써 앞으로 5일 남짓한 시간 안에 재검표가 어느 후보에게 유리한 쪽으로 전개될 지가 최대 관심사다.

22일 플로리다 대법원이 내린 판결은 앞서 수개표 결과를 공식개표 결과에 산입할 것인지를 놓고 이뤄진 2건의 하급법원 판결을 뒤엎는 것이어서 일단 ‘수개표 적법성’ 논란에는 유권해석이 내려졌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민주당 지지성향이 뚜렷한 3개 카운티에서 간헐적으로 진행돼온 수개표 작업이 추후 어떤 기준에 따라 진행될 것인가다. 이 부분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백악관 주인이 최종결정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플로리다 대법원은 어떤 유권해석도 내리지 않음으로써 판정을 여론에 맡긴다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수개표 결과를 감안하지 않은 양후보 간 득표상황은 부시가 고어보다 930표 앞선 상태다. 고어는 일단 이 상태에서 수개표를 통해 부시의 930표를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한결 유리해진 상황에서 고어가 부시를 제치려면 수개표에서 적어도 931표를 더 많이 얻어야 한다.

21일 오후 현재(현지시간) 고어가 수개표에서 새로 건진 표는 278표다. 이로써 고어는 부시와의 격차를 652표로 줄여 놓은 상태다. 고어진영은 수개표 대상지역인 마이애미 데이드·팜비치·브로워드 등 3개 카운티에서 최종적으로 최대 1500표를 부시보다 많이 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부시진영도 수긍한다.

만약 이 3개 카운티의 수개표가 법정시한까지 완료되고,예상대로 1500표가 고어 쪽에 추가된다면 플로리다주 대통령선거는 고어의 승리로 굳어지고 주 선거인단 25명은 자동적으로 고어 차지가 된다. 현재 고어는 260명,부시는 245명의 선거인을 각각 확보해 놓은 상태이므로 플로리다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쪽이 최종 당선자가 된다. 미국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수는 270명이다.

고어의 당선여부를 결정지을 ‘구원의 1500표’는 유효표 판정기준이 민주당 희망대로 느슨하게 적용돼야만 가능하다. 소위 ‘보조개(dimple) 표’가 유효처리돼야 한다.

문제의 3개 카운티 투표 방식은 투표용지의 지지후보란에 구멍을 내 의사를 밝히는 천공식이다.
그런데 이들 카운티 재검표 과정에서 고어 이름 옆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라 기표상의 실수로 눌린 자국,즉 ‘보조개’만 찍힌 용지가 다수 발견됐다. 물론 부시 것도 있다. 고어 진영에서는 이 ‘보조개’ 표에 ‘부분적 천공표’까지 유효처리할 경우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 paulk@fnnews.com 곽인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