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보고서]美 IT 불투명…증시안정 확신못해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23 05:23

수정 2014.11.07 11:59


한국은행은 한국경제가 미국 경제의 경착륙에도 대비,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해 경쟁력과 대외신인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23일 ‘최근 미국경제의 불안요인에 대한 평가’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들어 미국경제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소비 증가세가 견조한데다 금융시스템이 안정돼 있기 때문에 여건이 예상치 못하게 변화하지 않는 한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그러나 “그간 미국의 고성장을 주도해 온 정보기술(IT) 산업의 향방이 불투명해 미국 주식시장의 안정을 확신할 수 없다”며 “경기둔화와 함께 부분적인 신용경색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등 불안요인이 잠재돼 있어 경착륙 가능성도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미국 경제의 경착륙은 경기 둔화 국면에 접어 들어 구조조정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에도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되므로 미국 경제를 계속 예의주시하며 경착륙 가능성에 충분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특히 올 1·4분기 이후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기피 및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면서 신생기업 등 신용도가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이와 함께 미국 달러화의 고평가와 경기호황 지속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폭의 확대로 인해 유럽 및 일본을 중심으로 환율 재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유로화에 대한 시장개입이 이뤄지는 가운데 최근 미국 경기둔화를 배경으로 달러화 약세반전과 그에 따른 주가 급락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경우 미국 주식시장에 지난 99년 6월∼2000년 6월중 흘러든 약 1000억달러에 이르는 유럽지역의 투자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추가적인 주가하락 및 달러화 약세라는 악순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준기 한은 정책기획국 조사역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다해도 IT산업의 전망이 불투명해 최악의 경우 나스닥시장을 중심으로 주가 폭락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IT업체들의 비중이 높은 데다 미국 나스닥시장과의 동조화가 심해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donkey9@fnnews.com 정민구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