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

[19홀] ´세시´를 아시나요


골퍼와 캐디는 아무리 잘해줘도 서로 부족하다고 느낀다. 골퍼는 골퍼대로 불만을 갖기 쉽고 캐디도 손님을 잘못 만나 고생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손님을 모시는 입장의 캐디는 어디다 하소연할 데도 마땅치 않다. 그래서 캐디들 사이에서 회자됐다는 ‘택시’(택도 없다 ×발놈아)는 골퍼들에게 억눌린 감정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트레스로 말하면 손님인 골퍼도 캐디 못지 않다. 아무리 캐디가 서비스를 잘해줘도 볼이 잘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18홀 라운드중에도 스코어에 따라 감정의 기복이 심한 게 우라나라 골퍼들이다.

바로 이럴 때 눈치 없는 캐디는 손님의 화풀이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이는 실제로 있었던 일.

K씨는 친구들과 수도권 모 골프장을 찾았다. 이미 오래전부터 날씨가 추워지기전에 납회를 하자는 친구들의 성화를 못이겨 골프장에 나간 것.

K씨는 잘해야 90대 초반의 스코어를 내는 까닭에 친구들 사이에선 ‘보험회사’로 통한다. 친구들과 라운드는 으레 내기골프를 하는데 K씨가 주로 잃는 편이기 때문.

이날도 K씨는 별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샷이 왔다 갔다 하는 통에 라운드가 빨리 끝났으면 하고 바랄 뿐이었다.

마지막 3개홀을 남겨 놓은 16번홀(파4)에서 K씨는 드라이버 티샷을 했다. 이번에도 제대로 맞지 않아 볼은 하늘 높이 떴다 바로 앞 레이디 팅그라운드에 떨어지고 말았다.

캐디는 손님들에게 클럽을 빼주느라 이를 보지 못했다.
친구들이 다 티샷을 끝내고 난 뒤 K씨는 창피한 나머지 뒷팀이 오기전에 볼을 치려고 레이디 팅그라운드로 뛰었다.

K씨가 막 어드레스를 취하고 섰는데 캐디가 깜짝 놀라 외쳤다. “사장님 거기는 여자티예요,뒤로 와서 치세요.”

그러자 K씨는 그렇치 않아도 화가 치민 상태에서 세시(세컨샷이다 ×팔년아)로 맞받아쳤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