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박스=한전구조개편왜하나


한국전력 민영화에 반발하는 한전노조의 파업돌입이 예고된 가운데 국회는 29일 전력산업개편촉진법 제정안, 전기사업법 및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법 개정안 등 민영화 관련 3개 법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에 착수했다. 이들 법안의 오는 12월4일 전체회의 처리를 앞두고 전력산업 민영화에 대한 정부 기본방침과 이미 민영화 작업을 마친 선진국의 사례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정부는 독점 공기업의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한국전력구조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전력 노조는 비효율을 내부 혁신을 통해 달성이 가능하며 구조개편 자체가 곧 민영화는 아니라는 논리로 받아치고 있다.노조의 논리도 제법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정부는 한전의 구조개편은 매각과는 별개의 차원이며 우리나라의 신인도와 직결된 사항인 만큼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의 논리=산업자원부는 한전을 현재의 거대 독점 공기업 상태로 두면 대외차입 증가로 2000년대 중반에는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구조개편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한전의 거대 몸집은 수치로 확인된다.6월 말 현재 부채가 31조6550억원,자산이 31조4700억원,인력이 3만3780명이다.예산도 24조5000억원에 이른다.

정부가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차입금과 인력문제다.특히 부채중 대입차입금은 8월 말 현재 24조8000억원에 이른다.한전은 매년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익을 내고 있으나 연간 10%씩 증가하는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턱없이 모자라 차입금이 늘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그러나 전력요금을 함부로 올릴 수도 없다는 한계에 봉착해 있다.물가부담과 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적정한 투자보수율이 9%인 반면 정부가 한전에 보장해주는 투자보수율은 4%정도에 불과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차입금 잔액규모는 내년 29조80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나고 오는 2005년에는 40조원,2009년에는 65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산자부는 추산하고 있다.이에 따라 106%인 부채비율도 내년에 116%로 올라가고 2009년에는 407%로 뛰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부는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법이 통과되면 곧바로 발전부문을 6개 자회사로 나누고 원자력과 수력을 제외한 5개 발전부문을 국내외에 매각할 계획이다.정부 관계자는 “발전회사당 발전능력의 15%정도를 보유하게 되는 데 2개 정도가 해외에 매각돼도 독점의 문제가 없고 외국기업이 참여할 경우 경쟁을 통한 전력요금의 인하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의 대응논리=노조는 전력산업의 세계적 추세는 경쟁 요소 도입이지 발전·송전·배전이 수직통합된 공기업의 분할 매각이 아니라고 반박한다.노조와 그에 동조하는 전문가 및 정치인들은 한전이 민영화될 경우 전기요금이 지금보다 2∼3배 오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노조측은 종업원 1인당 전력판매량이 98년도 6902㎿h로 일본(5502㎿h),프랑스(3035㎿h),미국(7770㎿h),캐나다(6366㎿h) 등보다 앞서 있고 1인당 부가가치 생산액도 90년 1억1200만원에서 98년 2억7000만원, 지난해 3억4500만원 등으로 비효율적이라는 비판과 거리가 멀다고 응수한다.부채비율 역시 일본의 9개 전력회사 평균(604%,98년),미국 224개 민간사업자 평균(201%, 96년),프랑스(256%, 97년)보다 훨씬 양호하다는 점에서 정부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한다.

/ john@fnnews.com 박희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