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요동치는 환율......악재 홍수 금융시장 또 비틀


리젠트종금의 예금인출과 한전 파업 사태,미국 나스낙시장 폭락,대만 통화불안 재발 등 국내외 악재가 줄줄이 겹치면서 가까스로 안정을 찾아가던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3시35분 현재 전일보다 18.2원이 뛴 1202.9원으로 결국 1200원대를 넘어섰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도 각각 3.82%와 5.59%가 급락했다. 유일하게 안정세를 보이던 채권시장 역시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익률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금융시장 불안이 결국 외환시장을 거쳐 채권 등 다른 시장으로 번지는 형국이라고 풀이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월말 수출대금이 간헐적으로 공급됐으나 외국계 은행을 통한 역외투자자들의 매수가 달러 공급을 압도했다.역외투자자들은 대만 달러가치가 이날 달러당 33 대만달러나 급락,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 전체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최근의 금고 불법대출 파장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자 원화를 대거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의 한 딜러는 “환율이 1200원 가깝게 육박하기 전에는 대기업들이 달러를 팔기를 꺼리고 있으나 다른 기업들은 급한 원화자금 결제를 위해 수출대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이 딜러는 “대기업들이 달러매도에 동참하는 1200원 수준에서 환율의 상한선이 형성돼 있는 듯 보이지만 달러 매수가가 예상보다 강해 1200대를 돌파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딜러는 “종금사 사태가 불거지면서 기업들이 환율의 추가상승을 예상하는 듯 하다”며 “따라서 급한 자금수요가 아니면 수출대금의 환전을 아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이 딜러는 “한전 파업으로 중앙은행이 발전기를 돌릴 계획을 세우는 모습 등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좋게 보여질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원화와 대만달러의 전년말대비 절하율(달러환산 기준)은 현재 5%내외로 인도네시아 루피아,필리핀 페소,태국 바트 등이 15∼32% 절하된데 비하면 아직은 강세다.일본 엔화도 같은 기간 7.8% 절하됐다.그만큼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채권시장에서는 환율상승이 국내 금융시장 불안지표로 간주되면서 채권수익률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투신사의 채권관계자는 “채권시장 자체에서는 수익률 하락추세를 보였지만 환율이 급등하면서 불안심리가 확산돼 수익률도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금리가 상승하면 환율이 내려간다는 원론적인 관계는 현재 국내 금융시장에는 전혀 적용되지 못한다”며 “불안심리로 인해 환율 상승이 역으로 금리를 끌고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최근 조사자료를 통해 “원·달러환율이 수출경쟁국가들의 통화가치 절하추세와 관련돼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11월 이전 추세로 복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하고 “따라서 환율시장과 연동돼 움직이는 채권금리는 강한 하방경직성을 띨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