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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물 기업매물 전국실태]알짜 업체―우량 벤처도 ´땡처리 시장´매물로…


최근 급격한 경기하락과 기업 구조조정여파로 공장은 물론 기업매물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

특히 상반기에는 코스닥 시장 침체로 벤처기업 매물이 속출했으나 최근에는 알짜배기 제조업 매물까지 가세,사상 유례없이 기업매물이 쌓이고 있다.

동아건설과 대우자동차부도로 건설관련 협력업체 및 자동차부품업체 매물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가운데 금융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신용협동조합,신용금고 등도 매각대상으로 속속 떠오르는 등 전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경인지역은 코스닥 등록을 앞둔 벤처기업에다 모기업의 퇴출여파로 매물로 나온 중소기업까지 가세,수백여개가 매물로 나와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규모 기업인수·합병(M&A) 중개업체인 수원 A사 관계자는 “회사를 팔거나 M&A를 의뢰받은 물건이 현재 100여건이나 되고 전국적으로는 1000여개업체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산지역은 벤처기업들이 주로 매물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부산지역 벤처업체 30여곳이 현재 매물로 나와 거래상담이 진행중이다.

부산지역 기업경영컨설팅전문업체인 GMB컨설팅㈜의 강한근 M&A 담당자(38)는“벤처기업들의 M&A관련 상담이 지난 10월 이후 부쩍 늘어나기 시작해 현재 하루평균 3∼4건에 이르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물량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 벤처업체는 올해 정보통신부장관상까지 받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우량벤처지만 최근 수익이 악화되는 등 전망이 불투명해 업체를 매각하기로 하고 현재 회사를 정리 중이다.

공장매매전문 부동산업소인 부산 사상공단내 한국부동산 김성원사장(44)은 “현재 20여건에 이르는 공장부지 매매물량은 사상공단에서 녹산공단으로 이전한 업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전시는 지난달말까지 대전공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대덕구의 30여건을 비롯해 서구 9건 등 모두 80여건의 크고 작은 기업이 매물시장에 나와 있다.

충남의 경우 올들어 100여개 업체 이상이 거래됐고 최근 경기침체로 기업인수합병 중개업체에 내놓은 매물이 팔리지 않은 채 쌓이고 있다.

자산관리공사 대전충남지사에 따르면 충남태안의 콘크리트 흄관공장인 H개발은 4만평의 공장부지를 포함해 20억원에 내놓았고 예산의 수산물가공업체인 M식품은 5억원에 기업을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고 있다.

이어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한 대덕밸리가 부상하면서 벤처 창업이 엄청나게 늘었으나 최근 자금조달 및 수익창출이 어렵자 일부 업체들이 비공개리에 기업매각을 의뢰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역의 기업들도 경기침체와 주가폭락으로 현금보유심리가 확산되면서 기업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자산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대구지역 10월말 현재 부도업체가 50여개로 늘어났고 대우자동차 부도와 삼성상용차의 파산으로 500여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가 예상돼 기업매물이 앞으로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안건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백경민씨(34)는 “이 지역에 있는 대부분 섬유회사들이 부도와 구조조정을 위해 합병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한달에 5건정도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서공단에서 기업이나 공장매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부동산중개소 홍재주씨(45)는 “현재 공장매물이 10여건 나와 있고 상담은 하루 10여차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들어 공단지역의 기업매물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들어 성서공단은 80여건,달성공단은 70여건,서대구산업단지는 50여건의 기업매물거래가 이뤄졌다.

이와함께 사정이 비교적 좋은 경남지역도 기업매물이 이어져 기업이나 공장매물은 현재 50여건에 달하고 있다.

창원의 한 경매전문 컨설팅 관계자는 “11월 창원지방법원에 접수된 공장의 경매물건이 10여건으로 전달보다 배가량 늘었고 경남지역 전체를 따지면 50∼60건에 이를 것”이라며 “대동주택과 대우자동차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중소업체들의 경영상태가 악화돼 경남지역의 공장매물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에도 현재 부도이후 부분가동을 하고 있는 울산시 북구 연암동의 자동차부품업체를 비롯,김해시 상동면 석재가공공장,함안군 산인면 기계공장 등 20여건의 울산,경남지역 공장매물이 나와 있다.

올들어 울산과 온산국가공단에서는 공장의 양수도나 임차,경락 또는 공매를 통해 86개 업체의 주인이 바뀌었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 74건보다 12건이 늘어난 것이다

한편 광주·전남지역은 현재 이 지역 회계법인,기업은행,자산관리공사 등에 나온 기업체 공장이나 토지,기계류 등 기업관련 매물은 150여건에 달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 백창현호남본부장(50)은 “광주·전남지역에는 잇단 건설회사의 합병 등으로 인해 올해 6건이 합병처리됐다”며 “기업들간 물밑작업으로 인수·합병인 진행중인 것만해도 10여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동명회계법인 노관승회계사(40)는 “기업 스스로가 회사를 분할하거나 조직을 변경하는 형태로 기업인수·합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올 한해동안 10여건의 M&A를 처리했고 현재 3∼4건을 처리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나온 기업매물은 29일 현재 130여건에 달하고 있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매물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광주지사 김동언 팀장(42)은 “법원경매를 통해서도 팔리지 않은 이 지역 중소기업체의 공장이나 토지 등 기업 부동산이 자산관리공사의 공매를 통해 1∼3년 할부계약조건으로 올들어 50여건정도 팔렸다”고 밝혔다.

또 공단이 밀집돼 있는 광주북구청의 경우 올들어 인수·합병이나 대표자변경 등의 사유로 공장등록변경을 마친 공장면적 500㎡이상 제조업체만해도 15개 업체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매물이 이처럼 홍수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운용자금 부족 ▲모기업의 퇴출 및 워크아웃 ▲최대주주 지분 매각 ▲마케팅 능력 부족 ▲수익모델 창출 실패 등의 이유를 꼽고 있다.

/김재규·김인창·채희정·윤정규·김대벽·김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