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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제(3) 계대 김한규교수 기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30 05:25

수정 2014.11.07 11:55


대구경제의 문제점은 특정인의 책임이 아니라 대구시민의 몫이라고 생각된다.

대구가 의도했던 각종 청사진은 위천공단 국가공단 지정 실패뿐 아니라 밀라노 프로젝트는 과실을 얻기도 전에 내부정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구경제의 지표를 뒤집어보면 부도율,수출액,실업률 등 전국 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과거의 영화나 과거의 환상에서 벗어나는 일이 급선무인 것 같다. 그래야만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보수적 분위기를 바꾸고 수구 퇴영적인 지역 유지들을 무대뒤로 퇴장시키는 일이다. 왜냐하면 새로운 도시 분위기 진작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세번째 대구의 장기 비전을 새로이 구상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제 낡은 레코드 판은 그만 틀고 지식산업시대에 걸맞은 구상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네번째 도시경쟁력의 중심축을 부가가치 창출 쪽으로 유도하는 일도 급하다. 이는 사고의 유연화와 산업의 다각화로 이루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다른 외국 도시의 예를 보더라도 미술관, 경기장, 컨벤션 센터 등 언뜻 보면 소모적 시설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예가 무수하다.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역시 전통적 장치산업에서 최근 소프트 산업으로의 전환에 부심하면서 도시 분위기 쇄신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타산지석이라 할 만하다.


또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프랑스의 리옹, 일본의 요코하마 등이 좋은 사례가 된다고 보고 이제 공업만으로 도시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총체적 질,복합적 능력이 도시의 힘을 좌우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구는 좋은 입지 여건, 우수한 인재배출 능력에다 오랜 중심지 경험을 지니고 있어서 잠재력은 상당한 편이라 방향 설정의 문제, 지력 결집의 미숙, 지나친 보수 성향 등이 겹쳐서 대구경제의 기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러한 대구경제의 현실은 오늘 내일이 문제가 아니고 20년, 30년 뒤 대구가 활기있는 산업과 함께 품위있는 문화도시로 탈바꿈하려면 진실된 자세와 진지한 노력이 현 위기 탈출의 해법이 될 것이다.

/김한규 계명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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