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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경제교실―국제경쟁력]상품서 자본까지 ´수출채산성´ 잣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16 05:39

수정 2014.11.07 16:36


우리나라 수출이 불안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원자재 가격의 강세 지속과 선진·개도국의 수입규제강화 등 외부요인과 환율·임금·금리와 물류가격 상승 등 수출의 가격결정 요소들의 불안으로 국제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국제경쟁력은 넓은 의미에서 국내시장을 포함한 세계시장에서 재화와 용역을 판매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지만 개념의 사용목적이 무엇이며 경쟁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서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다. 경쟁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서 기업,산업,국가의 경쟁력으로 나뉘어 조금씩 다른 기준에 의해 측정되고 경쟁이 이뤄지는 장소에 따라서 수출경쟁력·수입경쟁력으로 나뉘어지며 경쟁의 대상에 의해 상품경쟁력·자본경쟁력·기술경쟁력 등으로 분류된다.

경쟁의 주체를 중심으로 경쟁력의 개념을 살펴보면 우선 기업의 국제경쟁력은 재화 및 용역을 국내 및 국제시장에서 경쟁기업보다 저렴하게 생산하거나 같은 비용이라면 보다 우수한 품질로 생산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가 있다.
즉 기업의 장기적 이윤획득능력 및 피고용인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기업소유주에게 높은 수익을 보장하여 주는 능력과 같은 것이다. 반면에 국가의 경쟁력은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 조건하에서 국민의 실질소득을 유지·확대시키면서 동시에 국제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재화·용역을 생산하는 정도 및 능력을 의미한다.

국제경쟁력을 측정하는 방법상의 기준을 기본적으로 나누는 것은 국제경쟁력을 사후적으로 평가하는가 또는 사전적으로 평가하는가 하는 점이다. 전자의 경우는 시현된 것으로서의 국제경쟁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세계수출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자국시장에서의 수입의존도 및 무역수지·산업내무역지수 등의 증감상태 내지 추이를 측정하는 점에서 다소 거시적인 성격이 강하다. 대표적인 것으로서 현시된 비교우위지수·수출상대비중지수 등이 있다. 비교우위 지수의 개념은 비교우위를 반영하는 수출 또는 순수출(수출-수입)의 무역 변수 등을 국가간·산업간 비교를 위해 상품의 중요도와 국가의 크기 등으로 조정한 무역성과지수다. 일반적으로 그 값이 1보다 크면 비교우위가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반면에 후자의 경우는 경쟁력 그 자체보다는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통해 파악하는 것으로 미시적인 성격이 강하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가격경쟁력·비가격경쟁력을 들 수가 있으며 비가격경쟁력의 요인 중 기술의 중요성이 점차 증대됨에 따라서 기술경쟁력을 따로 분리해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

현실적으로 국제경쟁력은 생산요소를 투입해 일정한 생산 공정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포착되며 이를 정량화하기위한 지표에 의하여 측정된다. 따라서 국제경쟁력의 측정방법은 생산요소 비용,생산성,생산자가격,환율,수출가격,수출채산성 등의 가격 및 비용지표와 품질,상표,판매력,제도 관습 등의 비가격지표 그리고 수출입의 변동과 이에 따른 점유율의 변화를 반영하는 무역성과지표 등의 지표들을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인 것이 있다. 경쟁력 측정에서 사용하는 가격지수 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지표는 수출단가지수다. 이 지수의 장점은 자료수집이 쉽고 수출량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설명해 준다는 것이다. 수출채산성은 수출상품을 생산하게 하는 유인의 크기를 나타내며 수출단가지수에서 생산비용지수를 차감함으로써 계산할 수 있다. 상대적 수출채산성은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으로 수출하는 것이 유리한 정도 즉 수출에의 유인크기를 나타내며 수출단가지수의 국내도매물가지수에 대한 비율로써 계산될 수 있다. 실례로 지난해 한국의 수출채산성악화는 원유등 국제원자재가격과 금융비용의 상승에 의한 생산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수출채산성 악화를 방지하고 경쟁력강화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원화가치와 임금 및 금리의 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자체에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선진기술을 소화 흡수해 가격에 대해 비탄력적인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고도의 기술 개발을 촉진할 필요가 있으며 기업이 이를 투자할 수 있도록 감가상각의 폭을 넓혀 주거나 조세에 있어서 특혜조치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는 선진국 및 신흥공업국 47 개국을 대상으로 경제력,국제화,정부,금융,인프라,관리능력,과학,기술력,국민수준 등 8개 부문의 290개 기준을 고려, 국가 경쟁력 순위를 매년 조사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에 한국은 47개국 중에서 28번째의 국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정부의 시장개입결정, 기업주와 이사진의 무책임성, 추락한 기업 신뢰도, 외국인 제한 이민법 등의 단점을 극복하고 가족중시가치관, 높은 교육열, 높은 근로 의욕 등의 강점을 살려서 지정학적인 이점을 활용해 동북아의 물류,유통,금융 중심부로 도약하는 인프라 구축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새로운 재도약의 길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김기흥 경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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