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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쓰는 경제]'돈은 국경을 초월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2.02 05:43

수정 2014.11.07 16:18


돈은 예금, 투자 또는 차입금 형태로 전세계 구석구석을 찾아다닌다.

돈을 빌리고자 하는데 국내에서 꿔줄 사람을 못 찾았거나 외국에서 빌리는 쪽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될 경우 국제적인 거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또 남아 있는 돈을 국내에서 운용하기보다 외국에서 굴리는 편이 유리하다고 생각되면 역시 자금 거래에 참가하게 된다.

상품의 가격에 해당하는 것이 돈의 경우는 금리이다. 해외의 금리가 낮으면, 국내에서 꾸기보다는 해외에서 빌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 반대로 빌려주는 쪽에서 보면 좀더 금리가 높은 곳에 꿔주고 싶어하는 것이다.


상품과 달리 돈의 이동은 수표 같은 것으로 간단히 처리된다. 더욱이 통신수단의 발달로 전화나 단말기기의 조작만으로도 거래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세계의 금융시장에서는 금리의 동향에 따라 순식간에 대량의 자금이 이동한다. 금리의 오르내림을 이용해 이익을 내고자 하는 시장 참가자들이 많기 때문에 돈을 둘러싼 국제거래는 대단히 역동적이다.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설비를 증강할 때 외국으로부터 자금을 도입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게다가 외국에서 조업하는 기업이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공장을 건설해 제품을 생산할 경우 원료 구입에서 제품 판매까지 기본적으로 그 나라의 통화로 거래하게 된다. 이 경우 한국에서 원화 자금을 조달해 굳이 외화로 바꾸느니 차라리 현지통화를 조달하는 쪽이 간단하다.

외국기업을 통째로 사들이는 기업 매수가 크게 유행했던 80년대 후반,매수자금과 관련해 거액의 자금이 국제적으로 오갔다.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으로는 은행융자 외에 현지사채와 주식을 발행하는 방식도 있다.

한편 손에 쥐고 있는 자금을 해외에서 운용할 경우는 주식, 사채, 국채, 부동산, 귀금속 등 다양한 상품이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 등 선진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는 안전성이 높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


국제적인 금융 거래는 국경, 시간, 통화를 초월하여 이뤄지므로 환리스크를 비롯해 여러가지 위험이 항상 뒤따라 다닌다. 이런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장래에 필요한 거래를 미리 예약해두는 환예약과 환차손을 상쇄할 수 있는 계약 등 다양한 수단이 강구되고 있다.
이런 행위를 ‘리스크를 헤지(hedge)한다’고 하는데 국제화시대에 빠뜨려서는 안 될 기법이 되고 있다.

/ skpark@fnnews.com 박상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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