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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사람―함정주 고려개발 차장]트럭주차장비 개발 ´아이디어맨´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2.08 05:45

수정 2014.11.07 16:11


경부선 고속전철공사의 직산 ∼천안간 6공구 건설현장.토사를 가득 실은 덤프 트럭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덤프트럭을 따라가면 일반 공사현장에서 볼 수 없는 낯설은 장비를 만날 수 있다. 다름 아닌 카 터닝 시스템(일명 덤프 터너).도심지 주차타워 출입구에서 볼수 있는 승용차의 회전반 (턴테이블)과 유사한 이 장비는 덤프트럭을 돌릴 장소가 없는 공사장에서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6공구 공사을 맡은 고려개발은 이 장비로 인해 가장 어려운 현장의 문제를 해결했다.덤프트럭을 돌릴만한 공간이 없어 위험을 무릅쓰고 철로 사이를 위태위태하게 후진하면서 공사를 진행해 왔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 장비를 개발한 사람은 공사현장의 총무 함정주 차장(44).고려개발에서 아이디어맨으로 통하는 함 차장은 협소한 공간에서 트럭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을 놓고 고심하다 주차타워의 회전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엔지니어 출신이 아닌 그는 바쁜 현장일과 중에서도 시간을 쪼개 관련 전문가를 만나 문제점을 하나 하나 해결해 나갔다.

5년 간의 노력 끝에 성공.지난해 특허를 취득한 이 장비는 성능을 인정받으면서 국내 모 기업으로부터 특허권을 수억원에 사겠다는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다.발주처인 철도청에서도 이 장비에 큰 관심을 갖고 표창장까지 수여했으며 이 장비가 활용되는 현장에는 각종 공사 관계자들의 견학이 잇따르고 있다. 또 고려개발은 이 장비를 독립사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생산라인 신설과 영업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함 차장의 오랜 현장경험을 통해 얻은 작업개선 아이디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옹벽 콘크리트 거푸집 안전난간과 간이 안전사다리 등도 그의 작품이다.

함 차장은 “현장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개선할 대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아이디어의 개발은 경쟁력과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 ymhwang@fnnews.com 황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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