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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추진 3개은행장에 듣는다]


외환·기업은행의 짝짓기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김경림 외환은행장과 이경재 기업은행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개최된 국제금융박람회 리셉션에 나란히 참석,은행 통합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이들은 모두 두 은행간 통합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인정하고 그 방식은 금융지주회사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인호 신한은행장도 연합인터뷰를 통해 합병을 통한 대형화방침을 시사했다. 2차 은행 통합의 중심에 있는 이들 3개 은행장의 생각을 들어본다.

<이경재 기업은행장>

이경재 기업은행장은 “외환은행과의 통합은 합병보다는 지주회사 방식을 택하게 될 것”이라며 “지주회사 방식의 특성상 외환·기업 두 곳뿐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으며 이를위해 문호를 개방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두 은행이 완전합병을 할 경우 직원들간 융화 문제 등 기업문화적 측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외환간 통합에서 가장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중소기업은행법 개정문제다. 대기업 거래가 대부분인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위해서는 먼저 관련법 손질이 불가피하다. 이에대해 이 행장은 “기업은행의 대주주가 정부인 만큼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법 개정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업은행은 순수민간인 보유 지분이 2.2%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정부와 산업은행,한국투자신탁 등이 갖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행은 사실상 정부의 의지에 따라 은행간 합병 및 통합이 가능하다.

그는 “합병이 아닌 지주회사 방식의 통합이라고 해도 지주회사법은 일반법인 반면 중소기업은행법은 특별법이어서 관련법을 개정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만일 기업은행이 통합이나 합병을 한다고 해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김경림 외환은행장>

김경림 외환은행장은 “기업은행과 지주회사 방식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으며 통합이 성사될 경우 상당한 상승(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업은행과의 통합을 기정사실화했다.

김 행장은 “다만 가장 큰 걸림돌은 대주주인 코메르츠방크를 설득하는 것이며 솔직히 (설득작업이)쉽지는 않지만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환·기업은행이 통합될 경우 김 행장의 예상대로 상당한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외환은행이 대기업과 국제금융에 강점을 갖고 있는 반면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금융이 강점이어서 업무간 중복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행장의 말대로 문제는 코메르츠방크의 의중이다. 그러나 시너지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은행 통합시 기업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보여 코메르츠방크도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 행장도 이런 점을 집중 부각, 주주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줄 역할을 할 외환카드의 매각 여부도 변수다.

이와관련, 김 행장은 “외환카드 매각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달 초순까지는 매각 체결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유력시 돼 왔던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인수협상 중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현재 외환카드 매각협상은 그 쪽(DBS)하고만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나머지 두 곳(씨티은행과 스탠더드 차터드)과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해 이들중에서 인수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이인호 신한은행장>

이인호 신한은행장이 하나은행 또는 한미은행과의 통합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행장은 지난달 28일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신한은행의 대형화 성장전략에 부합하고 주주에게 적정 배당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수익력을 가진 은행과 통합할 의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행장은 또 자산이 건전하고 보수적인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증자가 필요할 때 충분한 자본확충이 가능한 은행을 합병 대상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중 최근 몇년간 주주에게 배당을 한 국민·주택·하나·한미은행 가운데 이미 통합이 예정된 국민·주택은행을 제외하면 하나 또는 한미은행이 신한은행의 합병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미은행의 경우 지난해 고정이하 여신에 대한 대손충담금 적립으로 적자를 냈기 때문에 신한은행은 하나은행을 최적의 합병 파트너로 꼽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행장은 “지주회사 출범을 통한 독자생존에서 합병을 통한 조기 대형화 추진으로 경영전략을 바꾼 것에 대해 주주들도 동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중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한편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의 VIP고객전용 상담센터를 여는 등 합병에 대비한 몸집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 trudom@fnnews.com 김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