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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는 영광아닌 철저한 희생의 자리”



심현영 현대건설 사장 내정자가 2일 오전 8시30분 계동사옥 5층 사장실로 정식 출근, 경영정상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심사장 내정자는 오는 18일 임시주총 때까지 공식적인 행사는 삼가고 업무파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사장은 “35년간 현대에 몸담았던 사람으로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회생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출근소감을 밝힌뒤 “현대를 떠난지 5년이나 됐기 때문에 우선 내부사정과 재무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새 최고경영자(CEO) 자리는 영광의 자리도 아니고 철저하게 희생을 강요하는 자리”라며 “국민과 정부 채권단 등이 지켜볼텐데 책임감을 가지고 현대건설을 정상화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강한 소명감을 피력했다.

심사장은 사내외 이사 7명 선임과 관련, “이번에 선임된 이사진은 대체로 신망이 두텁고 실무에 밝은 인물로 구성됐다”면서 “사내이사 가운데 재무담당자(CFO)는 현대건설 출신으로 외부인사를 발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심사장을 수장으로 맞은 현대건설은 그러나 향후 많은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까지 채권단이 출자전환 분담비율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데다 영화회계법인이 진행하고 있는 회계실사 결과도 관심거리다. 국외현장의 잠재 부실규모에 따라 경영정상화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추된 공신력과 영업능력을 회복해야 하고 구조조정을 통한 조직 재정비도 심사장이 풀어야할 숙제다.

현대건설 내부에서 ‘잔인한 5월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듯 대대적인 인원 감축과 조직 통·폐합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건설업 특성상 꾸준한 수주물량을 확보해야 하지만 유동성 위기 후 신용도가 급락, 신규수주가 쉽지 않은 전망이다.

그러나 현대건설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심사장에 대한 기대로 가득차 있다.

심사장 특유의 끈기와 친화력,합리적인 업무처리 능력이 발휘된다면 현대건설 정상화는 의외로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이라는 바람이다.


심사장은 선린상고와 중앙대를 졸업한뒤 지난 61년 현대건설에 입사,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난 96년 6월부터 9월까지 현대건설 사장을 지냈다. 97년부터 1년반 동안 (주)청구 부회장을 지낸뒤 99년 12월 현대엔지니어링플라스틱 대표이사로 현대가에 복귀했다. 현재 용인 기흥읍에 있는 59평짜리 빌라에 3년전부터 부부가 함께 살고 있다.

/ kubsiwoo@fnnews.com 조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