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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구조조정 시스템 본격가동] ‘제2 기업퇴출’ 시작됐다


채권 은행들이 퇴출여부심사대상 기업체 선정을 마무리함으로써 지난해 ‘11·3 기업 퇴출’이후 6개월만에 부실기업퇴출작업이 다시 시작됐다.이른바 상시퇴출 체제에 들어간 것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이달부터 기업 상시구조조정 시스템을 본격 가동해 회생 가능기업은 과감히 살리돼, 회생이 어려운 기업은 즉시 퇴출시킬 방침이다.

그러나 이제 막 닻을 올린 상시퇴출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될 지는 두고볼일이다.

현대나 대우같은 큰 기업들도 똑같은 기준에 의해 과감히 퇴출시킬 수 있을지, 또 여러 은행이 동시에 채권을 갖고 있는 기업의 경우 퇴출여부에 대한 채권단간의 합의가 제대로 이뤄질 지 등 많은 걸림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이 심사대상인가=심사대상 기업 선정기준은 지난해 ‘11·3 퇴출’때보다 강화됐다. 일단 은행별로 스스로 정한 기준금액을 초과해 여신을 보유한 업체들이 대상이다. 이중 ▲이자보상배율이 최근 3년 연속 1.0배 미만이거나 ▲자산건전성분류기준에 의한 ‘요주의’상당등급 이하인 업체 또는 ▲각 은행 내규에 따라 부실징후 기업으로 관리중인 기업이 이번 퇴출심사대상으로 선정됐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대상 기업은 모두 포함됐다. 법정관리나 화의 업체도 대부분 포함됐다. 여신액이 기준액보다 적어 이번 심사대상에서 제외된 법정관리나 화의업체들도 추가로 포함될 예정이다.정성순 금감원 신용감독국장은 “4대기업중에서도 이번 퇴출대상에 포함된 업체들이 있지만 회사이름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기업신용위험 상시 평가란=상시 기업구조조정 시스템에서는 채권은행이 자율적으로 반기마다 돈을 빌려준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를 실시하게 된다. 각 은행별로 5∼9인으로 구성된 신용위험평가위원회에서 대상 기업의 산업위험,경영위험,영업위험,재무위험 및 현금흐름 등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정상기업 ▲일시적 유동성문제 기업 ▲구조적 유동성문제 기업 ▲정리대상기업 등 4가지로 분류하게 된다.

이중 정리대상 기업은 곧바로 퇴출되고 구조적인 유동성 문제가 있는 기업은 밀착감시 대상이 된다. 단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문제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신속한 추가 지원을 통해 정상기업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기업퇴출 제대로 이뤄질까=기업 상시구조조정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되려면 아직도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다.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은 채권단이 현대나 대우같은 대형 기업체를 똑같은 기준에 의해 과감히 퇴출시킬 수 있는 가하는 점이다. 대기업의 퇴출은 곧바로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감안할때 부실징후가 있는 대기업의 경우 상시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만 될 뿐 퇴출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채권단 내부갈등도 상시퇴출제도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여러 은행에서 돈을 빌린 경우, A은행은 이 회사를 퇴출대상 분류했는데 B은행은 A은행과 평가기준이 달라 일시적 유동성 기업으로 분류한 경우 채권은행 상설협의기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이견 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의 기업 퇴출심사능력도 문제다.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출심사는 여신심사보다도 훨씬 정밀도가 요구된다”며 “국내 시중은행중 정확한 신용위험 평가를 할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 ykyi@fnnews.com 이영규 황대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