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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셔 IMF부총재 “연내 사임 의사 밝혀”


국제금융계의 거물인 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가 8일(현지시간) 연내 사임 의사를 밝혔다.

피셔 수석부총재는 이날 “쾰러 총재에게 후임자가 결정되는 대로 수석부총재직을 사임하고 연말께 IMF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면서 “(IMF에 몸담은 지) 7년이 지난 지금 새 도전을 찾아 떠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주요 외신은 피셔 부총재가 호르스트 쾰러 총재와 갈등을 겪은 끝에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IMF 내에선 두 사람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94년 부총재로 취임한 피셔는 미셸 캉드쉬 전 IMF 총재의 이상주의적 정책을 훌륭히 보좌하며 유력한 후임 총재로 거론됐다. 그러나 지난해 예상과 달리 호르스트 쾰러에게 밀리면서 두 사람의 갈등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로이터 통신은 IMF 직원들의 말을 인용, “피셔의 근엄하고 조용한 성격이 다소 퉁명스런 쾰러의 성격과 맞지 않았다”며 “두 사람의 불화가 쾰러 총재 취임 때부터 시작됐다”고 전했다. 정책 방향이 서로 달랐을 뿐만 아니라 성격도 조화를 이루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두 사람이 최근 터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문제에서도 갈등을 빚었다고 전했다.

피셔는 금융위기를 겪는 국가에 대한 대규모 구제금융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반면 미국의 강한 입김에 따라 총재 자리를 낚아챈 쾰러는 자금 제공에 훨씬 더 조심스런 태도를 보여 왔다. 이는 바로 IMF의 최대주주인 미국이 원하는 정책이다.

피셔 부총재는 지난 97∼98년 한국의 금융위기 때 캉드쉬 당시 총재와 함께 대규모 구제금융 제공을 주도해 우리와도 인연이 깊다.

피셔는 지난 40년대 당시 영국령이던 아프리카의 잠비아에서 태어났다.
태생적으로 그는 IMF의 최대 채무국인 개도국들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가 몸에 배었다.

그가 MIT 경제학 교수에서 IMF 부총재로 변신할 때도 아프리카 회원국들의 강력한 지지가 밑바탕이 됐다.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은 외환위기 당시 피셔를 ‘이름없는 영웅’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