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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초대석―한덕수 OECD 대사] “OECD,한국경제 글로벌화 기여”


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 뒤편에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한민국의 대표적 통상전문가인 한덕수 대사를 �h아가는 길은 우리 경제가 꼬여 있는 것 만큼이나 너무나 구불구불했다. 유럽 통상전쟁의 현장인 파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경제현안들에 대해 꼬치꼬치 물었다. 한 대사는 서울에서 그랬던것처럼 차분한 자세와 억양으로 질문들에 대해 명료하게 답했다.

― 우선 OECD가 세계경제에 어떤 기여를 해 왔다고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OECD의 가장 큰 기여는 첫째 국가간 상호의존성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이를 심화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입니다.

둘째 OECD는 국제여건변화에 창의적인 방법으로 대처함로써 세계경제안정에 이바지했습니다. 70년대초 에너지위기때 국제에너지기구(IEA)를 창설한 것이나 80년대말 구동구권국가들이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돕기 위해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한 것 등이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세계경제문제를 예측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구고령화, 실업, 교육, 전자상거래 등에 대한 예측·분석작업이 그 사례입니다. 넷째 자본자유화규약, 일반특혜관세(GSP), 조선협정, 뇌물방지협정 등 범세계적인 규범을 제정하고 이를 전파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다섯째 OECD는 회원국간 정보교류를 도왔습니다. OECD의 각종 회의 결과는 단행본 또는 보고서 형태로 출간되는데 이 문서는 양과 질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서 회원국의 지식·경험 축적에 기여하였습니다.

현재 OECD회원국은 지난해 말 슬로바키아가 신규 가입함에 따라 30개국 늘었습니다. OECD회원국의 인구는 전세계 인구의 약 20%에 불과하지만 그 경제력은 전세계 GDP의 약 80%, 교역액은 85% 내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OECD는 ‘다원적 민주주의’, ‘개방된 시장경제’, ‘인권존중’을 공통의 가치로 하는 나라에게만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동질성을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최근 OECD에서 논의되는 주요현안들은 동향이 어떻습니까.

▲ 90년대 후반 이후 세계화가 급속하게 전개됨에 따라 국제적으로 상호의존성이 깊어지고,경제안정과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더욱 중시되는 국제경제환경을 맞게 됐습니다. 아울러 정보통신기술, 생명기술 등 새로운 기술이 세계화와 상호작용하며 급속히 발전하고 보급되면서 이들 신기술이 가져다주는 혜택을 향유하고 동시에 그에 따르는 부작용 등 위험요소(risk)들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적 공동노력의 필요성도 절실해졌습니다.

한편 글로벌화 과정에서 아시아를 위시한 신흥시장 경제권을 강타했던 금융위기는 OECD의 선진회원국들에게도 경종을 울려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즉 선진경제들만의 안정과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기존 국제금융구조로는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재발을 예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속적 경제발전의 궁국적 기반은 건전한 가버넌스(good governance)에 있는 만큼 이를 위한 각종 제도개혁이 경제개발을 위한 핵심이라는 공감대가 생긴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OECD는 최근 일련의 자체 개혁을 통해 스스로의 효율화와 유연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범세계적 역할의 증대를 위해 몇가지 사항에 대해 우선순위를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경제성장 및 구조조정 문제입니다. OECD는 노동·자본시장의 안정과 건전한 재정·통화관리에 기초한 지속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주요 거시경제흐름에 관한 분석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난 2년동안 미국에서 보여지고 있는 새로운 경제(New Economy) 현상을 분석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하는 요인을 규명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둘째 사회정책적인 측면에서는 고용 및 사회결속 과제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식경제 사회에서는 특히 ‘인적자본’이 성장의 핵심요인입니다. 갈수록 교육과 보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경향을 보임에 따라 교육에 대한 장기투자전략, 평생교육,OECD회원국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노령화 및 의료비용 증가에 따른 경제·사회적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셋째 무역 및 국제투자 부문에서는 OECD 회원국의 무역정책간 주요 차이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뉴라운드 조기 추진 분위기를 조성하고 무역자유화의 혜택을 선진·개도국의 일반시민에 알릴 수 있도록 NGO를 중심으로 하는 시민사회와의 대화를 전개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아울러 공정한 국제경제 질서정립을 위한 각종 규범형성작업의 일환으로 반부패협정 제정 및 이행, 다국적 기업가이드라인 제정, 유해조세관행 개선을 위한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넷째 환경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속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에 관한 연구작업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관념적 차원에서 이해돼 온 지속가능한 개발의 개념을 경제·사회 및 환경정책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구체화하여 모든 국가에 확산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다섯째 새로운 기술의 활용으로서 생명공학을 포함한 신기술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기술의 에너지분야 활용 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여섯째 OECD는 비회원국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OECD는 개발원조위원회(DAC)를 중심으로 대개도국 개발원조의 효율성 증진을 위한 대안개발 및 선진국간 공적원조 조정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개도국 발전을 위해서는 단순한 재정지원보다는 건전한 ‘사회하부구조’ 형성이 긴요하다는 판단 아래 지배구조개선 사업에 보다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주제는 대개 OECD내 어느 특정위원회 또는 국가에 의해서 다뤄지기 보다는 연관 위원회 또는 프로그램 상호간 정보교류를 통한 소위 ‘다측면적 접근 방식’의 형태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경제와 OECD가 어떤 관계로 나가게 될 지 말씀해 주시죠.

▲OECD에 가입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세계경제질서를 만들어 나가는데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아울러 OECD를 통한 정책협의를 우리경제에 대한 종합진단을 받는 기회로 활용함으로써 문제점이나 위기를 사전에 인지하고 이를 예방 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 기대됩니다.

OECD의 가입과 우리 외환위기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옳지 않습니다. 우선 가입 협의과정에서 OECD는 우리 금융기관의 건전성 강화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국내사정으로 인해 금융기관에 대한 충실한 감독제도 개편을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OECD 가입시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전면적으로 개방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자본이동 순서도 장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단기자본의 이동을 먼저 자유화했던 탓에 대규모 급속한 자본이동에 취약했습니다.

오히려 금융위기 발생 이후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개혁에 관한 정책협의를 하는 동안 OECD는 거시적·미시적 분야에서 다양한 정책대안을 제시해 우리경제 위기극복에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OECD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한국경제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시장경제원리에 바탕을 둔 새로운 패러다임의 확립과 정부·민간부문의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권고한 바 있으며 98년도 각료이사회에서는 회원국들에게 아시아 위기극복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OECD 가입 이후 선진경제·사회의 각종 제도와 관행을 수용하고 OECD 권고사항을 이행하려는 노력을 통해 우리경제·사회의 지배구조개선과 규제개혁 등 궁극적인 잠재성장력 기반을 확대하는데 주력해 왔습니다. 구체적으로 조선·철강·교육·보건·자본이동 분야의 정책수립에 직·간접적인 기여를 하여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OECD 참여를 통한 우리나라 제도·관행의 선진화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신인도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로도 작용할 것입니다.

◇한덕수 주 OECD대사 약력

▲ 52세

▲ 전북 전주

▲ 서울대 상대. 미 하바드 대학원(경제학박사)

▲ 행시 8회

▲ 경제기획원 조정 2·3과장

▲ 상공부 미주통상과장, 산업정책국장, 전자정보공업국장

▲ 청와대 통상산업비서관

▲ 상공자원부 통상무역실장

▲ 특허청장

▲ 통상산업부 차관

▲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 jongilk@fnnews.com 김종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