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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업계 “장사 못하겠네”

안만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5.13 06:11

수정 2014.11.07 14:29


미국 금융업계가 유럽연합(EU)의 깐깐한 개인정보 보호정책으로 영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EU는 사생활 보호에 미국보다 훨씬 엄격하다. EU는 또 미국에게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자신들과 같은 수준으로 맞춰줄 것을 요구해 잦은 마찰을 빚어왔다.

EU가 지난 98년 채택한 개인정보 보호 ‘방침’은 e메일을 포함한 대부분의 전자상거래를 포괄하며 사생활 보호가 주된 목적이다. 이 방침은 개인정보가 제3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을 EU 회원국들에 주고 있다.

미국은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EU와 분쟁이 잦아지자 지난해 EU와 협의해 ‘세이프 하버’ 협정에 합의했다.
세이프 하버란 특정 국가로부터의 정보가 제3국을 통해 다른 국가로 이동할때 중간에 있는 제3국을 지칭한다. 이것에 가입한 기업들은 EU의 개인정보를 이용할 때 세이버 하버의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현재 미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가 세이프 하버를 감독하고 있다.

미 금융업계가 염려하는 것은 세이프 하버 대상에서 금융분야가 제외됐다는 것이다. 미국은 ‘그램-리츠-블라일리’ 소비자 보호법이 개인정보 보호에 충분하다고 판단해 금융분야를 세이프 하버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그러자 EU는 이 보호법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고, 미국은 어쩔수 없이 EU와 금융분야를 다시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1년 이상 금융분야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어 미 금융업계는 초조해졌다.

또 EU의 개인정보 보호 ‘방침’이 오는 10월부터 미 금융업계에 적용된다는 EU의 발표는 미 금융업계를 더욱 다급하게 만들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 금융업계는 미-EU간 합의점을 찾기 위해 발벗고 나서기 시작했다.
미 금융업계는 미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한편 EU 집행위원 설득작업에 들어 갔다. 미 금융업계는 지난 8일 워싱턴을 방문한 프리츠 볼케스타인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을 찾아가 설득작업을 벌였다.
또 이번달 안으로 EU에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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