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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실제상황?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누그러 들면서 ‘경기낙관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우자동차,현대사태 등 장기간 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부실변수’들이 최근들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는게 핵심 근거다. 경기선행지수,기업경기실사지수(BSI),실업률,소비동향 등도 동시에 상승반전 신호를 보내고 있어 경제심리 호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저성장·고물가 부담이 여전하고 수출과 투자부진 현상이 심화되는 등 아직 불안한 구석이 많아 안이한 낙관론은 위험하다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의 낙관론 띄우기=경기낙관론의 시초는 청와대와 재정경제부 쪽이다.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11일 실업률이 최근 급격히 떨어져 실업자수가 3월말 103만명(실업률 4.8%)에서 4월말에는 80만명대로 줄었고,6월말에는 70만명대로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업이 줄고 있다는 것은 실물경기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실업이 줄면 민간소비가 늘어나 내수경기를 부추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경제동향 해석에 유난히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 오던 재경부도 최근들어 조심스럽게 낙관론을 흘리고 있다. 진념 부총리는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악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1·4분기 성장률 지표가 3∼4%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6월말까지 경제 불확실성을 제대로 제거하면 하반기에는 5∼6%대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부가 당초 예상한 시나리오대로 하반기 경제회복론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바닥 다지는 경제=거시경제지표도 바닥을 다지는 신호가 강하다. 경기선행지수는 올들어 3개월째 상승하고 있고,전경련이나 대한상의가 조사하는 BSI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상의가 조사한 2·4분기 BSI전망지수는 138로 95년 2·4분기 149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BSI도 지난 1월 63, 2월 83, 3월 102, 4월 108, 5월 116으로 6개월째 상승,체감경기도 나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실물경제쪽의 최대 복병인 대우차 처리문제는 GM과의 협상재개로 일단 가닥을 잡았다. 하이닉스반도체 등 현대 3사 문제도 채권단간의 협의로 풀려나가면서 불확실성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전문가들은 경기가 일단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호·악재가 매우 복잡하게 혼재돼 있는 상태인 만큼 회복속도를 예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간연구소들은 심리지표인 소비자전망지수(CSI)나 BSI가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최악의 상황이었던 지난 해 4·4분기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이라는 쪽에 점수를 주고 있다. 소비가 살아나는 신호가 매우 미약해 성장을 주도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도 문제다.
수출이 두달 연속 마이너스,설비투자가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b원장은 “정부가 발표한 실업률 감소 전망은 ‘놀랄만한 수치’이나 곧바로 경기회복을 방증하는 지표로 볼 수 있는 단계는 아니며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순희 한국노동연구원의 동향분석실장도 “한달만에 실업자가 15만여명이나 준다는 것은 사상유례가 없는 일”이라면서“정확한 통계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건설업 및 도소매 서비스업의 일자리 증가가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관영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가 직접적인 정부개입을 벗어나 시장경제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며 “그러나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부실부문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유임수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동과 중국의 경기전망이 좋기 때문에 한국경제의 전망은 밝은 편”이라며 “다만 실물면에서 환율의 안정화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유교수는 또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수입원자재의 격감이 크게 작용했다”며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 john@fnnews.com 박희준 이민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