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사설] 증시 상승분위기 살리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5.18 06:12

수정 2014.11.07 14:24


최근 우리 증권시장의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다. 주가가 이미 오를대로 올랐다는 견해도 있지만 상승분위기가 잡혔다는 쪽이 다수의 의견이다.

상승기류를 점치는 근거로는 그동안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미국경제의 각종 지표 호전, 장기복합불황을 겪으면서 세계경제의 또다른 불안요인으로 자리잡았던 일본의 본격적인 구조조정 기대감 등 대외변수의 변화가 우리 증시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대내적으로도 우리 경제가 경기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경기에 선행성을 갖는 주가가 이제 본격 상승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사실 지금의 주가는 13년 전인 1988년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시가총액이 높은 일부 우량 종목들의 주가 상승분을 빼고 나면 시장 평균 주가는 경제위기 직후와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저평가되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등락이야 있겠으나 오를 여지가 그만큼 있다는 뜻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다소의 호전 기미를 보이고 있는 증시와 관련하여 정부, 기업, 기관투자가, 개인 투자자 등 시장 관계자들이 보다 침착한 대응을 해나가기를 기대한다.

정부로서는 우선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인위적 부양은 부작용이 더 크다. 그러나 증시가 조금 뜨면 정부지분 매각이다 뭐다 해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과거의 잘못된 행태 역시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국민의 재산인 정부보유 금융기관·공기업 주식을 시장이 좋을 때 팔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관계자들의 앞서나가는 말 한마디에 시장이 춤출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도 과거 증시가 살아난다 싶으면 앞다투어 유상증자나 신규상장·등록에 나서는 등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대세 상승이 몇개월 시차를 두고 신규 물량에 의해 꺾이는 시나리오는 우리 증시가 지난 십수년간 끊임없이 반복해온 어두운 경험이다. 기관투자가들과 개인투자자들은 증시를 일시적 투기판으로 여기는 일부 잘못된 시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증시 호전은 개별 시장참여자의 이해 관계를 넘어서 우리 경제 전체에 큰 의미를 주는 것으로서 실물경제의 호전을 바탕으로 그 분위기를 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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