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싱가포르항공 “승객은 하늘”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5.21 06:13

수정 2014.11.07 14:22


‘무료 헤드폰 사용에서 기내용 e메일까지.’

우량경영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싱가포르 항공(SIA)의 성공비결을 압축한다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최근 청총콩 SIA 최고경영자(CEO)를 인터뷰한 결과 SIA의 오늘은 고객을 중시하는 기업문화 덕분이라고 결론지었다.

SIA는 세계 항공사 중 가장 먼저 기내용 헤드폰·음료수 그리고 물수건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SIA는 다른 항공사들이 고객편의에 대해 별다른 고려를 하지 않던 때인 지난 72년부터 무료로 음료수를 제공했다.

또 최근에는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기내 모든 좌석에 ‘크리스월드’라는 개인용 모니터를 탑재해 고객들이 e메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청총콩 CEO는 “좋은 서비스, 남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했고, 또 끊임없이 서비스를 지속해온 것이 오늘의 SIA가 있게 된 이유”라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고객서비스 우위’라는 장점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SIA의 성공비결이 너무 쉽게 보여 싱가포르 내 다른 기업들이 모방하기에 어려움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이에 대해 청총콩 CEO는 “모든 경영관련 책과 경영 전문가들은 항상 고객을 가까이 하고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면서 “SIA를 모방하는 것이 쉽게 보인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가 다른 기업과 구별될 수 있는 점은 그 ‘고객중심’이라는 원칙을 신중하고 집중적이며 끊임없이 따르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시작하기는 쉬워도 지속적으로 고객편의를 고려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타임스는 청총콩 CEO가 일찍부터 싱가포르 내 일반 경영자와 다른 운영방식을 보여온 것은 그가 외국에서 교육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호주 아델라이드 대학에서 자연과학을 전공했고 호주 국립대학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청총콩 CEO도 “외국 유학기간 중 배운 지나치게 형식적이지 않은 태도가 다른 항공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IA가 국영기업이라는 점도 성공비결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현재 SIA의 지분 57%를 보유하고 있다.

국영기업이라는 이점 덕분에 최근 세계적인 경기둔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SIA는 새 비행기를 들여오고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할 여력이 있다. 또 국영기업이라는 점으로 인해 SIA는 수익향상을 위해 발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다.


SIA는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는 호주의 안셋항공을 모기업으로 하는 에어 뉴질랜드(ANZ)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소시에테제너럴(SG)증권의 존 캐세이 애널리스트는 “SIA가 ANZ 지분을 확보했을 때 대다수 투자자들은 어떤 이득이 있을지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얼마후 SIA의 ANZ 지분확보는 호주 콴타스항공이 동남아시아로 진출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콴타스항공의 항로확장이 SIA 수익창출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그들은 일반투자자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 kkskim@fnnews.com 김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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