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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차 협상 어떻게 진행되나] 부평공장 처리따라 가격결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5.29 06:16

수정 2014.11.07 14:14


대우자동차 및 채권단은 30일 제너럴모터스(GM)-피아트 컨소시엄이 인수제안서를 제출, 대우차의 승용차부문 자산과 관련, 사업부문의 매각을 위한 공식 협상을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GM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지 7개월만에 대우차 매각 협상이 본궤도에 들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GM이 제출할 인수제안서에 담길 인수대상 및 인수가격과 향후 협상절차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인수범위, 인수가격, 세제지원 여부 등에 대해 양측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거나 ‘헐값 매각’ 논란이 제기될 경우 협상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인수대상=부평·군산·창원 등 3개 승용차공장과 대우자동차판매, 대우캐피탈, 대우통신 보령공장 등 국내 자산과 폴란드 FSO공장 등 12개 해외 생산 및 25개 판매법인이 매각 대상이다.

국내 사업장의 경우 현재 논란이 되는 부평공장을 포함, 대부분이 포함될 것이라는 게 대우차 주변의 관측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부평·군산·창원공장 등을 패키지로 매각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GM이 시설이 낡은 부평 공장을 인수대상에 포함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인천시와 협력, ▲부평공장의 인천 송도매립지로 이전 허용 ▲취득세, 등록세 등 지방세 대폭 감면 등을 유인책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법인인수 방식으로 진행될 해외 사업장에 대해서는 부실정도가 심한 일부 법인은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폴란드 FSO는 GM보다는 동구권에서 대우차와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피아트쪽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될 전망이다. 또 이란 KMC, 리비아 SAJCO(대우차 30% 지분 참여) 등 미국의 적성국가에 있는 생산법인은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우즈베키스탄 현지공장인 UZ-대우는 최근 티코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GM의 중앙아시아 전략에 따라 인수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티즈·시에로를 생산하는 인도 DMIL도 GM의 제휴사인 스즈끼가 인도시장에서 상당한 힘을 발휘하고 있어 GM의 인도시장 운영계획에 따라 존폐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판매법인은 이미 전세계에 깔린 GM의 판매망과 어떻게 유기적 관계를 맺도록 하느냐에 따라 인수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인수가격=GM측은 인수제안서에서 일단 인수범위와 인수 가격을 제시, 먼저 인수범위를 결정한 다음 채권단과 협상을 진행하면서 가격을 조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GM측에서도 자사 이미지와 세계전략 등을 감안, 무리한 가격제시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GM이 가격제시를 해오면 적정하게 책정했는지를 집중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나 채권단은 부평공장을 실업문제, 노조의 반발, 정치적 배려 등으로 ‘끼워팔기식’ 판매가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순수 인수가격은 상당히 낮아질 전망이다.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최근 “부평공장의 경우 존속가치보다는 청산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에 GM이 이 공장을 인수할 경우 인수가격이 낮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GM측이 제시할 가격은 그간 대우차의 법정관리나 생산 감소 등으로 지난해 포드가 입찰하면서 내놓은 70억달러보다는 훨씬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며 20억∼30억달러선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협상 절차=양측은 가능한 한 조속히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 매각협상은 이번주말 또는 다음주중 홍콩 등 제3국에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GM이 30일 인수제안서를 내면 대체적인 합의사항을 바탕으로 다음달 중순쯤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전망이다. 또 2∼3개월간 정밀실사와 추가 협상을 거쳐 오는 8∼9월쯤 최종 인수계약서가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인수 법인이 설립돼 인수 대상 사업장을 자산인수방식(P&A)으로 넘겨받게 된다.
채권단은 신설법인으로 대우차 대출금을 넘긴 뒤 자본금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협상이 원만히 진행된다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GM·대우자동차’(가칭)가 출범할 전망이다.


대우차 관계자는 “일단 양해각서가 체결되면 나머지는 기술적인 부분이어서 한보철강과 같은 전례만 되풀이되지 않는다면 대우차 문제는 일단락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제2의 포드사태를 막기 위해 양해각서에 패널티 조항을 넣는 것은 국제관례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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