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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인증 환경경영보고서제도 도입 배경] 환경친화기업 늘려 수출강화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6.01 06:16

수정 2014.11.07 14:11


정부가 정부인증 환경경영보고서제도를 도입한 것은 인증 보고서 자체만으로도 회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실제 해외 바이어들의 정보 공개 요구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어 수출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기업은 환경경영에서 뒤떨어진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게 기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근 서울대 환경대학원 이민영씨가 국내 11개 기업과 외국의 14개 기업 환경보고서를 분석해 평점을 매긴 결과를 봐도 국내기업은 외국의 절반수준이다.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기업은 평균 36점, 외국기업은 평균 71점이었다.환경부 이필재 환경경제과장은 “정부가 처음으로 기업의 환경정보 공개 기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환경보고서 작성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인센티브제를 개발하겠다 ”고 밝혔다.

◇환경보고서 작성기업들=이제까지 자체적으로 환경보고서를 작성해온 삼성전기 등 1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국내 처음으로 환경보고서를 만든 기업은 포항제철. 굴뚝산업의 환경오염 이미지를 벗기 위해 국내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케이스다.이번에 환경보고서 작성을 신청한 기업들은 대부분 수출물량이 많고 매출액이 높거나 환경친화 이미지가 매출과 직결되는 대기업들이다.주로 전자업종으로 삼성,현대,LG그룹 계열 전자회사가 가장 적극적이다.고객 서비스로 승부를 내는 양 항공사도 신청했다.유통,호텔업종으로는 삼성테스코와 신라호텔이 유일하다.


◇무슨 내용 담나=기업의 환경관련 핵심 정보는 모두 수록된다.현재 환경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있는 환경정보 공개 범위는 총 34가지.이 가운데 21가지가 필수항목.▲최고경영자의지 ▲환경감사현황 ▲환경보고방침 등 환경경영체제와 ▲에너지사용량 ▲폐기물 총량 ▲재활용 ▲대기오염물질 총량 및 농도 ▲용수사용량 등 환경데이터가 포함돼 있다.

환경부는 이달까지 업종별 환경정보공개 가이드라인 세부항목을 결정해 해당 기업들에게 전달한뒤 늦어도 오는 8월까지 해당 기업으로부터 자체 작성한 환경보고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정부인증 보고서 왜 만드나=LG전자 관계자는 “외국의 선진기업과 경쟁하는 전자업종의 경우 이들 기업들이 제시하고 있는 환경보고서가 국내 기업에게도 필수자료가 될 수밖에 없다”며 “환경보고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필수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인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환경문제와 관련해 이해관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환경성과 평가와 이를 바탕으로 한 환경보고서 발간은 이제 필수적”이라며 “국내에서는 현재 소수기업에 불과하지만 가까운 시일내 환경보고서 발간은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현재 국내 기업이 자체 작성하는 환경보고서가 외국기업과 비교해 미흡하다는 지적도 정부인증보고서 작성에 한몫을 했다. 포스코 경영연구소 이병욱 박사는 “국내 환경보고서는 구성이 제각기 달라 일관되지 못하고 내용도 피상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 해결차원에서 정부가 검증절차를 밟겠다고 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인증보고서 기업에 혜택 준다=현재 정부가 자체 환경보고서를 작성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인센티브를 주고 있지는 않다.그러나 환경보고서가 정부인증을 받을 경우 금융세제상 이들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환경부는 오는 11월 환경보고서 발간과 함께 기업의 환경정보공개 기준을 마련, 이를 토대로 금융기관의 환경신용평가 기법개발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계획중이다.

/ jins@fnnews.com 최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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