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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대생지분 완전매각 배경과 전망] “수익불투명”…매각가격 낮아질듯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6.01 06:16

수정 2014.11.07 14:10


정부가 대한생명지분 100%를 완전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생명보험산업이 금리역마진으로 인해 장기 수익성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각가격도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동안 대한생명 인수를 준비해오던 한화그룹 등 국내외의 인수희망자들의 인수전 판도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지분 완전매각 검토 배경은=당초 정부는 대한생명 정상화를 위한 기본 계획으로 지분 51%를 국내외에 매각해 공적자금을 일부 회수하고, 나머지 49%는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가 대생이 완전정상화된 후 높은 값에 처분, 공적자금 회수율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장미빛 계획에 발목을 잡힌 것은 국내 생보사들이 공통적으로 처한 금리 역마진 문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국내 생보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은 4.7%로 평균예정이율(7.8%)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일본의 대형 보험사들도 바로 이 금리역마진으로 인해 도산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한생명도 금리역마진으로 인한 장기 수익성 악화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당연히 미래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가 당초 기대했던 2∼3년후 보유지분의 가치상승은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매각가격도 다소 떨어질 듯=이에 따라 매각가격도 당초 예상보다 다소 낮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9년 대한생명 1차 매각때 실사를 담당했던 언스트 앤 영사는 대생의 자산가치를 4조원 가량으로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최순영 당시 회장의 강력한 요구로 실제보다 부풀려 산정된 것. 금감위와 공자금위는 이번 제2차 매각과정에서 ‘최소 1조5000억원이상’을 새로운 기준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1조원 이상은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정부가 1조5000억원 하한선 기준에서도 한 발 물러섰음을 시사했다.

한편 대한생명에는 99년 하반기 이후 지금까지 2조5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으며 1조5000억원이 추가투입될 예정이다. 결국 정부가 대한생명에 투입했거나 곧 투입할 공적자금은 총 3조5500억원에 달한다.

◇인수전 판도도 변화=대생 인수전에서 가장 앞서가는 회사는 단연 한화그룹이다.

한화는 이미 대생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팀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다.


한화는 일본 오릭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생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오릭스와의 의견 불일치로 다른 파트너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5대 계열에 속하지 않는 한화는 반드시 외국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필요없이 독자 인수도 가능하지만, 정부가 지분완전매각을 추진할 경우 당초 예상보다 최소 5000억원이상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메트라이프와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등 외국사들은 충분한 자금과 우수한 협상력을 바탕으로 매입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 djhwang@fnnews.com 황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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