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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초대석―구천서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 기능올림픽서 한국 우수성 입증”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6.03 06:17

수정 2014.11.07 14:10


■ 대담-김병헌 사회부장

우리나라 산업인력기능인 양성의 심장부 한국산업인력공단. 지난 82년 기술인재 육성으로 한국경제 도약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출발한 산업인력공단은 지금까지 총 95만여명의 산업인력을 배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기능인 양성 전문기관으로 자리잡아 왔다.

지난달 15일 이곳 새 사령관으로 부임한 구천서 이사장(51)은 연일 강행군이다.공단업무가 워낙 광범위해 업무 파악하는 일만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는 9월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서울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조직위원장까지 맡고 있어 그는 두배로 바쁘다.

35개국 700여명의 기능인들이 39개 종목에서 기능경연을 펼칠 이번 대회는 9월6일부터 2주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특히 이번 대회는 지난 78년 24회 부산대회 이후 23년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특히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를 여는 첫 대회로 주목받고 있다.

구천서 이사장은 “지식정보화사회의 첫 대회인만큼 컴퓨터 정보통신, 그래픽 디자인 등 컴퓨터 관련 첨단 직종과 조경 등 환경친화적인 직종을 새로 도입했다”며 “이 분야에서 한국기능의 우수성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그동안 우리나라는 77년 23회 대회부터 31회 대회까지 총 12번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독주해왔다.

구이사장은 “이번 대회로 한국은 기술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국제사회에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며 “외국선수단 참가비용 80억원과 외국참가자 부담비용 20억원 등 총 100억원 이상의 외화수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이사장을 FN초대석에서 만나 서울 국제기능올림픽 대회 준비상황과 산업인력공단의 전망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사장 취임을 축하한다.소감이 어떤가.

▲갑작스럽게 이 자리를 맡아 지금은 업무 파악으로 하루하루가 바쁘다.14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노동문제를 많이 다뤘다.하지만 직접 이 곳에 와보니 생각보다 일이 훨씬 많다.요즘은 매일매일 업무를 익히느라 쉴 틈이 없다.

―오는 9월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조직위원장직도 맡은 것으로 안다.대회가 앞으로 90여일 남았는데, 이번 대회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47년 스페인에서 시작됐다.당시 제2차 세계대전이후 사회가 혼란하던 무렵 청소년에게 근로정신을 배양하고, 산업발전을 위한 기능인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그후 54년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가 정식 발족했고, 현재는 36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우리나라는 66년 정식으로 가입했다.현재 대회는 2년주기로 회원국들이 순회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대 기능올림픽 참가 현황과 성적은 어땠는가.그리고 올해 목표는.

▲우리나라는 67년 16회 대회부터 출전, 77년 네덜란드대회 첫우승 후 9연패와 12번의 종합우승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가지고 있다.과거 경제개발시대에선 기능올림픽대회는 기술�^기능인들의 역할과 위상을 제고했으며, 국위선양으로 국민들에게 경제개발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었다.또 기능올림픽 대회 성적은 각국의 제조기술과 국제적인 무역상품의 질과 신인도를 좌우하는 척도가 됐다.올해 우리나라 선수들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대회 준비는 순조로운가.

▲지난해 3월부터 대회조직위원회를 정식으로 발족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미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기본적인 추진계획과 관련예산 확보는 완료됐다.대회경기 준비와 관련해 국제조직위원회 공식대표와 기술대표들은 직접 방문해 확인했으며, 경기장 배치 및 경기재료에 대한 세부사항 점검도 끝난 상태이다.현재는 대략 80%가 완료됐다고 보면 된다.

―올해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이번 대회는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를 여는 첫 대회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정보통신 등 첨단부문에서 기능한국의 역량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경기종목도 컴퓨터 정보통신, 그래픽 디자인 등 컴퓨터 관련 첨단직종과 조경 등 환경친화적인 직종을 새로 도입했다.

―이 대회로 우리나라는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나 .

▲이 대회는 우리나라 기술 기능강국의 면모를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또 세계 신기술 신기능에 대한 자료 수집과 정보를 수집하는 자리이다 .특히 기술 기능인들의 국제교류를 통해 기능수준을 향상시키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대회 개최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도 상당하다.외국선수단 참가비용 80억원과 외국참가자 부담비용 20억원을 합쳐 총 100억원 이상의 외화수익을 전망하고 있다.

―경기에 사용되는 시설을 대부분 국산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번 대회 총 소요장비 858종 3만9500점 가운데 71%를 국내장비로 준비할 예정이다.대회기간을 최대한 활용해 국산장비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아 수출촉진에 기여하도록 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현대자동차 등 30개 국내업체와 한국쓰리엠 등 외국 20개 업체 등의 후원을 받기로 하고 지난달 29일 약정식을 맺었다.국내 굴지의 후원업체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기술역량 뿐만 아니라 규모와 장비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대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공단에서는 실업자 재취업과 관련한 직업능력개발훈련이 주요 업무다.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자 재취업 훈련 프로그램이나 교육과정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우리 공단의 올해 최대 목표는 실업대책차원의 직업능력개발훈련이다.실업자 개인별 특성에 맞는 훈련 선택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과정을 개설해놓고 있다.이 가운데 실업자 재취직 훈련과정은 기업체 구조조정 등으로 고용보험적용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실직한 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훈련비 뿐만아니라 대상자에 따라 훈련수당도 지급한다.

훈련직종은 머시닝센터, 보일러, 건축배관 등 인력난을 겪고 있는 국가기간산업직종에서부터 제품응용모델링, 카일렉트로닉스, 정보통신시스템 등의 지식기반직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특히 산업체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직종 및 교과과정을 개발하고, 개인별 지도 등 집중 훈련을 통해 관련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게 함으로써 수료후 재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보전문인력 양성 관련 직업능력개발사업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은.

▲기존 공단은 중화학공업 위주의 성장정책에 발맞춰 기간산업 중심의 훈련체제를 유지해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지식기반직종 개편에 따라 새로운 훈련장비를 도입했으며 산업체 전문가를 적극 활용해 훈련직종을 지식기반직종으로 대폭 개편했다.최근에는 정규 양성인력의 40%를 지식기반직종에서 배출하고 있다.공단에서는 앞으로 인력부족이 예상되는 정보기술분야 전문인력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이에 따라 올해중으로 서울·부산 등 3개 기능대를 정보기능대로 개편하고 2004년 3월 신산업기술센터를 건립할 계획에 있다.또 외국전문가를 초빙해 신기술분야 훈련교사를 1500명 양성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산업인력 개발에 대한 소신이라면.

▲우리나라 교육열은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만큼 대학진학에 너무 매달려 있다.아직도 우리 의식속에 남아 있는 직업에 대한 귀천의식과 낮은 직업의식은 우리나라가 능력사회로 가는데 큰 걸림돌이다.우리도 이제부터라도 잘못된 인식을 바꿔 고학력 취향의 거품을 걷어내고 학력과 상관없이 자기가 하는 일에 창의력과 전문성을 발휘해 생산을 높이는 사람, 신지식인이 되었으면 한다.이것은 세계의 흐름이고 시대적 요구 사항이다.취업이 목표라면 산업인력을 길러내는 직업전문학교와 기능대학을 선택하는 실용적인 사회분위기가 확산됐으면 한다.우리나라가 세계속의 선진한국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전문기술 기능인이 소외되지 않는 능력사회가 하루빨리 정착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국민의식의 변화와 협조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구천서 이사장 약력

▲50년 충북 보은 출생

▲청주고 졸업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대한민국 청소년 헌장 제정 특별위원회 위원장

▲14대 국회의원(민주자유당)

▲한일의원연맹 21세기 위원회 위원

▲15대 국회의원(자유민주연합)

▲자유민주연합 원내총무

▲자유민주연합 청주 상당구 지구당 위원장

/정리= jins@fnnews.com 최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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