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본격 선거전을 앞두고 현역 단체장은 물론 여야 예비 ‘후보’들간 때이른 신경전도 펼쳐지는 등 입지자들의 ‘입질’이 뜨겁다. 특히 2002년말 대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치러질 이번 선거는 결과에 따라 대선전의 향배를 결정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각 당은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해 조직정비를 서두르고 있고 광역단체장 출마에 관심있는 의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일부 후보들의 경우 당내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 국회직 및 당직을 사퇴하며 내년 선거에 나설 뜻을 밝히고 있는 등 예선전의 기세싸움이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특별시장,인천광역시장,경기지사 등 이른바 ‘수도권 빅3’를 비롯해 16개 시·도지사를 뽑는 이번 선거 후보군의 면면을 살펴본다.
■수도권
◇서울시장=후보자리를 놓고 민주당과 한나라당 중진간의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민주당에선 서울이 지역구인 정대철 최고위원, 김원길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도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내 역학관계 변화에 따라선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유력하게 검토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지난번 선거때 뜻을 세웠다가 막판에 고건 시장에게 공천을 양보했던한 한실장은 적절한 시기에 당으로 복귀, 출마여건을 탐색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해석이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이해찬 정책위의장은 교육부장관을 지낸 경륜과 개혁성을 바탕으로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내 쇄신파문속에서 대국민 이미지를 높인 정동영 최고위원도 여권의 서울시장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후보군으로 분류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선 홍사덕 국회부의장, 이부영 부총재, 서청원 의원 등과 함께 최병렬 부총재, 김덕룡·이상배 의원이 경쟁자들의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홍부의장은 지난 2일 국회부의장직 사퇴의사를 표명하며 서울시장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쳐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부영 부총재는 당내 개혁파의 지지를 바탕으로 출마가능성을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으나 이회창 총재와의 관계가 공천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서청원 의원은 충남출신으로 이총재와 김영삼 전대통령과 두루 관계가 원만하다는 게 장점이다.
김덕룡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이총재가 비주류 포용차원에서 공천을 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있다. 임명직 서울시장과 총무처장관, 청와대 행정수석을 지낸 이상배 의원은 화려한 지방행정경험이 꼽히고 있다.
◇인천시장=자민련이 ‘빅3’중 1곳에 대한 지분을 고집할 경우 민주당과의 연합공천 형식으로 후보를 낼 가능성이 높다. 자민련 소속인 최기선 시장의 재선 도전이 예상되지만 박태권 자민련 인천시지부장, 민주당 박상규 총장이나 박상은 정무부시장도 거명된다. 한나라당에선 재선인 이윤성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라있다.
◇경기지사=민주당 임창열 현 지사와 한나라당 손학규 의원의 재출마 여부가 주목된다. 민주당에선 임창열 현 지사의 출마 여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안산 출신의 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이 ‘다크호스’로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문희상 의원과 김정길 전 청와대정무수석도 거론되고 있다. 자민련 출신 이태섭 전의원도 연합공천 후보로 나서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에선 지금까지 손학규 의원이 부동의 1순위로 꼽혀 왔으나 최근 손의원이 이총재 발언파문으로 위상이 흔들리는 인상이다. 주류측에서는 총재비서실장을 지낸 맹형규 의원을 은근히 생각하고 있으며 안상수 의원도 출마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손의원의 독주로 생각되던 경기지사 후보자리가 갑자기 혼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영남권
◇부산=현재 수성을 노리는 안상영 시장과 이상희·김형오·권철현 의원 등이 한나라당 공천에 적잖이 신경 쓰는 눈치다. 특히 이상희 의원은 부산시장 출마결심을 굳히고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위원장직에서 물러나 주목된다. 이의원은 지역에서의 호응이 괜찮고 경영 마인드가 신선하다는 이미지로 인해 다소 앞서 있다는 평가다. 단 부산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민주당에선 김정길·김기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으나 이들은 뚜렷한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울산=새로운 인물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권기술· 김태호 의원 등이 한나라당내에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김의원은 자신이 공천권 행사를 할 수 있는 참신한 인물을 영입하는데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김혁규 지사의 재출마가 유력하지만 본인이 명예퇴직을 원하고 있어 다른 인사들의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 김호일·김용갑 의원의 출마설도 나돈다.
◇대구=‘영남정서’의 상징으로 떠오른 이곳도 경쟁이 만만치 않다. 경제장관 출신인 한나라당 김만제 의원이 지난해부터 물밑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박승국·윤영탁·박세환 의원도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현역인 문희갑 시장의 경우 공천을 못받으면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할 의사를 비치고 있다는 것이 현지의 소식이다.
◇경북=현 이의근 지사에 맞설 인물로 한나라당 임인배·김광원 의원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중 민주당·김중권 대표에게 지난 총선 한판승을 거둔 김의원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분위기다. 김의원의 경우 경북부지사 출신이라는 점도 가능성을 짙게 만들고 있다. 경북지사 출신인 이상배 의원도 하마평이 나돌고 있다. 여권에선 대한축구협회장 출신인 자민련 박준홍 당무위원(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 처남)이 지난 선거에 이어 민주당 자민련 연합공천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 kreone@fnnews.com 조한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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