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기업경영을 이야기할 때 인터넷, 디지탈, 닷컴, IT 등의 단어가 빠지면 아예 이야기가 안 통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일반인들은 새로운 현상을 표현하는 용어를 정확히 구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로운 용어의 의미를 정확히 아는것은 변화를 이해하는 지름길이다.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와 관련된 가장 포괄적인 용어는 ‘e 비즈니스(electronic business)’라고 할 수 있다.
◇e 비즈니스의 개념은=‘e 비즈니스’란 디지털 및 인터넷 혁명을 기반으로 한 고도의 기술을 전략적으로 사업에 활용하는 비즈니스모델(과거부터 있었지만 재정립된)과 완전히 새로 창출된 비즈니스 모델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기존 비즈니스의 재정립은 소위 말하는 굴뚝산업의 e 비즈니스화, 즉 오프라인산업의 온라인화를 말한다. 완전히 새로운 산업은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사업모델이 디지털이라는 도구사용과 인터넷이라는 환경변화 때문에 새로이 가능해진 영역을 지칭한다. 미국의 e 베이와 같은 순수 닷컴기업의 비즈니스 유형이 여기에 속한다.
◇발전 배경=e 비즈니스가 발전할 수 있게된 배경에는 디지털혁명과 인터넷 혁명이 있다. 디지털 혁명이란 컴퓨터, 휴대폰, 위성, 개인정보단말기(PDA) 등 디지털도구의 발명을 말하며 인터넷 혁명은 디지털 도구를 이용해 정보교환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인프라의 탄생을 말한다. 디지털 도구의 발명을 산업혁명 당시 증기기관의 발명이라고 할때 인터넷 혁명은 철도망 및 이용시스템 구축을 의미한다. 도구혁명에 이어 환경혁명이 이루어 짐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e 비즈니스의 유형=e 비즈니스는 거래의 성격에 따라서 전자상거래, 전자제조, 전자금융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상거래(e 커머스)는 e 비즈니스의 하위 개념(부분집합)이면서도 e 비즈니스의 최종목표점으로도 볼 수 있다.
한편 IT(정보기술)산업은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 웨어 산업, 정보통신관련 기기 및 서비스 산업을 통칭하는 것이다. IT산업이 생산하는 상품과 서비스는 바로 e 비즈니스를 가능케하는 디지털 도구와 인터넷 환경(인프라)에 해당하는 것이다. IT산업 없이는 e 비즈니스가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IT 산업이 행하는 비즈니스 자체가 모두 e 비즈니스는 아니다. IT업체가 구매활동이나 판매활동을 전통적인 오프라인 방식으로 하고 있다면 이는 e 비즈니스가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다른 산업보다는 IT산업의 e 비즈니스적 성격이 매우 강한 것은 사실이다.
델 컴퓨터의 경우 컴퓨터 주문을 인터넷으로 직접 받아 유통망이나 재고부담 없이소비자에게 컴퓨터를 싸고 빠르게 공급, 미국내 제1의 컴퓨터 업체로 성장했다. IT산업내에서 판매전략상 완전히 새로운 e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 전통적인 업체들을 누른 경우다.
사업내용으로 볼때 e 비즈니스는 전자쇼핑, 전자경매, 전자금융, 전자주식거래, 전자디렉토리, 전자프랜차이징, 전자도박, 전자학습, 전자뉴스, 전자게임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앞으로는 지금까지 생각치도 않았던 비즈니스 모델들이 속속 등장 할 것으로 전망된다.
e 비즈니스 유형을 거래 주체 기준으로 나눌 수도 있다. 이 경우 거래 참가자는 기업, 가계, 정부 등 3자가 되며 각각의 거래 조합(구매방향 포함)은 모두 9개가 된다. 소위 기업간 거래인 B2B, 기업과 소비자간의 거래인 B2C 또는 C2B 등이 그것이다.
거래주체별 구분에 따를때 가장 먼저 각광을 받은 비즈니스는 B2C 였다. 아마존 닷컴이라는 온라인 서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뜨고 있는 분야는 B2B와 B2G 시장이다. 미국의 GE는 올해 계획된 구매 중 30%에 이르는 140억달러 어치의 각종 원부자재 및 물품을 온라인 경매방식으로 조달해 6억달러의 비용을 줄인다는 계획이다.B2B 시장확대의 대표적 예다. 우리나라의 조달청이 전자구매시스템을 가동해 연간 3000억원 상당의 조달비용을 절감한 것은 B2G 비즈니스의 모범사례다.
한편 인터넷 비즈니스는 e 비즈니스중 인터넷이라는 도구와 관련된 부문만을 지칭한다.
◇한국의 e 비즈니스 실태와 발전방향=한국은 e 비즈니스를 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망 가입자 수가 최근 400만명을 넘었으며 세계 최초로 전국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1교실 1인터넷 컴퓨터 보급을 끝냈다.e 비즈니스의 주요한 수단으로 뜨고 있는 휴대전화 가입자 비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확산은 e 비즈니스를 위한 환경조성이지 e 비즈니스 자체는 아니다. 숱한 인터넷 포탈 업체가 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갖춘 곳도 별로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통 기업들이 설계,조달, 생산,판매,고객관리,사내자원관리 등에 e 비즈니스를 도입하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4월 선언한 ‘e 비즈니스 확산 국가 전략’은 전자 자동차 등 6대 산업의 전자거래비율을 향후 3년내에 현재의 4%에서 15%이상으로 제고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원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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