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은행권 ‘10조 부실자산’ 골머리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6.05 06:17

수정 2014.11.07 14:07


은행권이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설립 지연과 자산관리공사로부터 부실자산을 되사야 하는 환매특약 등으로 인해 올 하반기에 돌아올 10조원대의 부실자산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일부 은행의 경우 부실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 이를 제때 처리하지 못할 경우 향후 은행권 구조조정 및 독자생존에도 중대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조흥·외환·산업·국민·주택·신한·하나·한미·서울 등 대부분 은행은 지난해말 CRV설립을 위한 법률안이 통과되면서 부실채권 감축 방안으로 기업 또는 업종별 CRV를 설립해 최소 6조원의 부실자산을 털어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은행별로는 한빛 2조5000억원(자산유동화증권 포함)을 비롯해 국민 7500억원(직접매각 포함), 외환 7194억원, 조흥·서울 각 7000억원, 주택 3000억원, 하나·한미 각 2000억원 등이다.

또 산업·신한·평화은행 등도 많게는 1조원에서 적게는 300억∼400억원 가량의 부실자산을 CRV를 통해 털어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CRV 추진과정에서 ▲채권단간 이해관계 ▲양질의 자산관리운용전문회사(AMC) 부재 ▲경영진의 부정적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아직까지 단 1건의 CRV 설립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한 부실자산중 ‘환매특약’에 묶여 올해 다시 사들여야 하는 부실자산이 3조∼4조원에 달하고 외국 기관들의 국내 부실채권 인수 기피현상까지 맞물리면서 은행권의 부실자산 감축계획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이에 따라 일부 은행의 경우 지난해보다 부실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해 향후 독자생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CRV출범 지연 등으로 인해 부실자산 감축계획을 놓고 난감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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