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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사설] 가닥만 잡은 IT업무영역 조정


관련부처간의 주도권 다툼으로 야기된 중복투자, 업무혼선을 막기 위해 정부는 ‘부처간 정보기술(IT)관련 업무영역 잠정 조정안’을 마련했다. 다음주에 열리는 차관회의와 경제정책 조정회의를 거쳐 확정될 범정부 차원의 이 ‘잠정안’에 따르면 IT분야의 공통되는 기초기술과 정책총괄은 정보통신부, 기술의 활용과 전자상거래부문의 정책 총괄은 산업자원부, 게임산업의 콘텐츠는 문화관광부가 맡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큰 줄기에 대한 교통정리가 이루어진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어디까지나 원론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그동안 비판을 받아온 ‘부처간의 주도권 다툼’을 완전히 해소시키기는 어렵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번 잠정안에 차세대 PC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의구심의 근거가 되고 있다.

산업기술은 그 특성상 기초기술과 응용기술을 명확하게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거의 모든 기술의 융합체인 정보기술을 기초와 응용으로 분류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통부가 맡게 될 정보통신망 구축· IT전문인력 양성· 핵심기술 개발과 각 부처가 특정분야의 특성을 고려한 기술개발· 정보화 교육 또한 분명하게 선을 긋기 어렵다. 다시 말하면 이번 교통정리에도 불구하고 각부처간에 잠재적인 ‘갈등’요인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볼 때 중요한 것은 각 부처간의 업무영역 조정이 아니라 운영의 묘를 살리는 데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우리는 IT산업에 미래를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 부처가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동안에도 우리는 세계 수준의 정부통신 인프라를 구축했을 정도로 급성장을 하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IT제품의 대미수출 탄력치는 8.8로 비IT제품의 4.5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쉽게 말해서 미국 국내총생산(GDP)가 1% 성장하면 우리 IT제품 대미수출은 8.8%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처럼 급성장하고 있는 정보통신 인프라와 기술을 경제전반으로 확산시켜 이른바 지식산업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경제체제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마련한 ‘부처간 IT관련 업무영역 조정안’이 비록 완벽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각 부처는 대승적 견지에서 운용의 묘를 살려 정책의 누수현상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민간부문을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