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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사설] 연대파업은 노조 자충수다


노동조합이 근로자의 권익을 위해 투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이 투쟁은 법과 제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또 근로자의 권익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 역시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여기서 말하는 ‘상대적’이라는 것은 근로자의 권익이 기업과 국가경제의 준폐를 위협하거나 저해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기업과 국가경제가 주저앉는다면 근로자 권익 또한 무의미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주도하고 있는 이른바 연대파업은 이러한 원칙을 벗어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 우선 파업시기가 적절하지 못하다. 전국이 가뭄 극복에 여념이 없는 이때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120여개 노조 5만명(정부추산 120노조 3만3000명)이 과연 연대파업을 벌일 만큼 절박한 상황, 다시 말하면 열악한 근로상황에 처해있는지 묻고 싶다. 결국 ‘세 과시’를 위한 전략차원의 연대파업은 노조의 자충수가 될 뿐이다.

특히 이미 여천산업단지에서 파업을 계속하면서 생산라인 하나를 점거하고 있는 여천NCC노조와 대한항공·아시아나 양대 항공노조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고 있는 이른바 성과급 문제가 산업단지 입주업체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관련기업에 원료공급을 끊을 만큼, 또 ‘항공대란’을 일으켜 첨단분야 수출품 수송에 지장을 줄 정도로 절박하다고는 볼 수 없다.

또 지금은 근로자의 희생에 의존하던 ‘개발시대’가 아니다. 오히려 불법파업을 공공연히 강행할 정도로 노조의 힘이 강해져 있다. 사용자가 지나치게 강한 것도 문제인 것과 마찬가지로 노조가 지나치게 강한 것도 전체 경제뿐 아니라 근로자에게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연대파업 결행을 하루 앞둔 11일 대통령과 정치권은 노조의 자제를 촉구하고 있으며 정부는 정부대로 사용자측의 진지한 협상태도를 촉구하는 한편으로 불법 파업에는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결의를 밝히고 있다.
파업 결행 여부와 관계 없이 이번 사태를 건전한 노조운동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법과 원칙을, 사용자는 투명경영을 통해 노조와 사회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법과 원칙이 제대로 기능하고 경영이 투명하다면 노조의 불법 강성투쟁은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