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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클릭] 제일은행의 터무니없는 급여


국민의 돈으로 겨우 살아난 회사가 경영이 정상화되기도 전에 분에 넘칠 정도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면 어떨까. 분명 손가락질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 금융계에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실제로 발생,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일은행의 터무니 없는 임금구조가 바로 그런 경우다.

잘 알려진대로 제일은행은 외환위기때 벼랑끝에 몰려있다가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10조원 이상의 엄청난 공적자금을 받고나서야 가까스로 살아난 은행이다. 그렇기에 당연히 우리는 그 은행 임직원들이야 말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같은 우리의 생각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이 은행 임직원들의 월급여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근 10개 시중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1·4분기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제일은행 임원의 월 평균임금이 업계 최고인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은행 임원이 25명이나 되는 것도 문제지만 임원 한사람이 받는 월평균 급여가 1억322만원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나 금융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는 웬만한 대기업 임원의 연봉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또한 이는 국내 은행중 두번째로 월급을 많이 받고 있는 한미은행 임원 연봉(5513만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제일은행이 공적자금으로 회생한지가 바로 엊그제임을 감안할 때 참으로 놀라운 액수임에 틀림없다.

분에 넘치는 월급을 받기는 이 은행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이 은행 직원들의 월 평균 급여는 455만4000원으로 우리나라에서 돈을 가장 잘 번다는 국민은행 다음으로 많다.

이런 결과에 대해 혈세를 댄 우리 국민들의 심정은 어떨까. 정말 어처구니없다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제일은행 임직원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얼마전에는 임원들에게 거액의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주려했다가 여론에 밀려 실패한 전례가 있다.

제일은행 임직원들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다. 다름아닌 민심이다.
만일 제일은행이 국민의 감정을 거스르는 일을 계속한다면 그 장래는 불을보듯 뻔한 일이다. 국민으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은행이 잘 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제일은행은 이제부터라도 엽기적인 행각을 자제하고 겸허한 은행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다.

/ 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