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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하반기에 회복,日만 ‘침체의 늪’ 못나올듯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 경제둔화세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시아 경제가 올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이 지역을 떠났던 외국 자본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또 아시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떠맡아 온 미국 경제가 하반기 이후 완만하나마 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경제의 맹주를 자처하는 세계 2위 경제대국 일본의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 길이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이 14일 경제침체를 우려할 정도로 기업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는 디플레가 깊어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의 5월 중 기업도산 건수는 1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돌아오는 외국인=중국 대외무역경제합작부 자료에 따르면 계약기준 올 1∼5월 외국인 직접투자(FDI) 액수는 26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2% 급증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 데일리는 14일 이같은 FDI 증가 추세에 대해 “지난 3년 간 거둔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사정은 조금 다르지만 최근 일본 영업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외국 금융업체들이 일본 내 영업망을 확대하고 인력을 보강하는 등 일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14일 일본증권업협회의 조사자료를 인용해 외국 금융업체들이 2000회계연도(2000.4∼2001.3) 1060억엔의 세전이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이는 외국 금융업체들이 지난 99회계년에 거둔 세전이익 730억엔보다 25% 증가한 것이다.

실적 호조에 따라 골드만 삭스, 모건 스탠리, JP 모건 체이스 등 일본에서 활약하는 외국 업체들이 인력 보강에 나서고 있다. 타임스는 이들 업체가 향후 3년 간 일본 내 직원이 35%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일본 국내 금융업체들은 같은 기간 무려 60% 가까운 세전이익 감소를 겪었다.

◇아시아 하반기 회복전망=수출이 잘 돼야 경제가 성장하는 수출주도형 아시아 신흥시장 국가들의 하반기 전망은 거의 절대적으로 미국의 경기회복에 달려 있다.

특히 한국,싱가포르,대만,말레이시아 등의 수출 주력상품은 경기변동에 민감한 전자제품이다. 전자제품은 한국과 대만의 수출비중에서 37%, 싱가포르의 경우는 75%를 차지한다.

경제가 둔화세로 돌아설 때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이 전자제품이고, 이들 제품을 주로 미국에 수출한다는 점에서 미국이 하반기 경기회복세로 돌아서야 이 지역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

소시에테 제네럴(SG) 증권 경제연구소는 14일 “올 하반기 미 경제 회복을 낙관한다”면서 “올 4·4분기 미국의 자본 지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G증권은 “아시아 경제가 2·4분기 극심한 시련을 거친 뒤 하반기 이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낙관했다.

◇갈 길 먼 일본 경제=일본 정부는 14일 6월 월례 경제동향 보고에서 “경제 악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시인했다. 일본 정부가 ‘악화’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담당상은 이날 월례보고에서 “경제상황이 다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계속 악화되고 있다”며 6월 경제전망도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완만한 개선조짐이 보인다”는 전망을 내놓을 것을 제외하고는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연속 경제전망을 하향조정함으로써 경제가 침체국면에 들어섰음을 인정했다.


일본 경기부양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책으로는 시중 유동성을 늘리는 금융완화정책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은행(중앙은행)은 15일 이틀간의 회의를 마친 뒤 현행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통화정책를 완화해 시중에 돈을 더 풀라는 정부의 압력을 거부한 것이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