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제2회 서울국제금융포럼―주제 강연요지] ‘기업채권시장’발전여건 조성을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6.18 06:21

수정 2014.11.07 13:54


국공채시장 발전과 더불어 최근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포괄적이고 유동적인 기업채권 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는 자국내 기업채권 시장발전을 통해 외국 채권시장에 대한 의존을 크게 줄일 수 있고 통화시장과 더불어 파생상품 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시장개입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서, 주식시장과 더불어 금융시장에 ‘스페어 타이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기업채권 시장의 활성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외 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을 확보한다는 점도 기업채권 시장발전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 국가들의 모습은 너무 성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효율적으로 기업채권 시장이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해 얻어지는 성과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채권 시장의 활성화는 단시일내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선행조건이 있다는 것을 아시아 국가들은 명심해야 한다.

선행 조건이란 은행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과 공식적인 채권시장을 발전시키는 것, 마지막으로 기업채권 시장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발전시키고 그 역할을 확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시스템 이해=효과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채권 시장을 보유하기 위해선 은행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은행 여신제도와 은행이 기업들에 제공하는 서비스는 아직 아시아 각국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은행이 각 기업들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주 공급자이고 자본시장과 공식적인 채권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또 정부 통화정책을 기업들에 전달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중간 거래자들에게 신용등급을 제공한다는 점도 은행시스템을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공식적인 채권시장 발전=공식적인 채권시장을 통해 유능한 딜러들이 양성될 수 있고 채권거래의 전문성이 키워진다. 그런 점에서 기업채권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공식적인 채권시장 발전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또 사채시장을 위한 초석마련과 이자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방어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공식적인 채권시장의 발전은 필요하다.

◇기반시설 발전=기업채권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그 여건이 마련돼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문제는 그 역할을 점차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시아 지역내 여러 국가들이 효과적인 채권시장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아시아지역 후진국에서뿐만 아니라 이미 경제적으로 발전된 것으로 평가받는 싱가포르를 비롯해 홍콩,한국 등도 같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 전세계적으로 투명하고 깊이있는 기업채권 시장을 활성화시킨 나라는 몇 나라가 안된다.

미국과 영국,일본,호주 등만이 현재 제대로 운영되는 기업채권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투명하고 효과적인 기업채권 시장을 형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기업채권 시장 발전을 추구하고 있는 한국,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은 시간을 두고 자국에 맞는 기업채권 시장을 연구, 선택해야 한다.
힘들다면 우선 민간차원에서 시작한 후 여건이 형성될 때 주거래(발행시장), 제2거래(유통시장)로 발전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결론적으로 일부 필수적인 조건만 만족된다면 기업채권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해당 국가에 외국자본 의존도를 낮추고 정부의 시장개입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등의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자국 사정에 맞는 기업채권 시장을 보유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아시아 각국들은 명심해야 한다.

/찰스 애담스 아시아개발은행 선임경제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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