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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경제교실―채권가격] 금리와 역관계…할인율따라 값 매겨져


채권은 국가 또는 회사가 금융기관이나 일반으로부터 자금을 빌리고, 채권자에게 증표로서 교부한 일종의 차용증서다. 주식시장이 침체해 있을 때에는 사람들이 채권시장으로 몰린다. 채권은 주식보다 훨씬 위험이 적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투자 시 조사해 보아야 할 내용도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이다.

채권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시중이자율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이자율이 하락하면 채권가격은 올라가고,이자율이 상승하면 채권가격은 떨어진다. 최근 이자율이 상당히 낮은데도 불구하고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지 않은 이유는 투자자들이 이자율이 계속 하락하리라고 예상하며 채권시장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채권투자를 위해서 꼭 알아두어야 할 기본적인 지식을 살펴보자. 그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 채권가격은 미래 현금유입의 현재가치와 동일

채권이 증권시장에서 거래될 때 그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살펴보자. 채권은 상환 만기일, 상환금액 그리고 이자지급 스케쥴 등이 확정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미래 현금유입의 현재가치를 기준으로 하여 채권가격이 형성된다.

예를 들어 1년 뒤에 원금 1000만원을 상환하고 이자는 6 개월마다 5%를 지급하는 채권의 경우 발행가격은 다음과 같은 논리에 의하여 결정된다. 채권 투자자는 반년 뒤에 50만원과 1년 뒤에 1050만원을 받는 금융상품을 현재 얼마에 살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합리적인 투자자는 이 채권이 가져올 미래현금 유입의 현재가치를 기준으로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수준을 정할 것이다. 채권이 가져올 미래 현금유입의 현재가치보다 시장가격이 높으면 사지 않을 것이며, 그 반대이면 적극적으로 사려고 할 것이다. 한편 채권을 파는 사람의 입장은 이와 반대다. 결국 채권가격은 미래 현금유입의 현재가치 부근에서 결정될 것이다.

미래의 화폐액은 현재의 화폐액보다 가치가 덜하다. 왜냐하면 현재의 화폐액은 저축 등의 투자를 통하여 수익을 올릴 수 있고, 또 당장 필요한 곳에 사용하여 효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의 화폐액을 현재가치로 평가할 때 그 감액하는 비율을 할인률(discount rate)이라고 한다. 즉 미래의 화폐액은 적정한 할인율로 할인하여 현재가치로 평가한다.

■ 할인율은 시중이자율과 기업의 위험에 의해 결정

결국 채권가격은 할인율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앞의 예에서 할인율이 반년 기준으로 4%라면 채권가격은 약 1019만원이 된다.

할인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은 ▲시중금리수준 ▲채권발행회사의 위험도 ▲상환기간의 장단기 등 세가지다. 첫째, 시중금리수준이 채권의 표시이자율보다 상대적으로 높을수록 할인율은 커진다. 왜냐하면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시중금리를 받을 수 있는 다른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시중금리수준이 채권의 표시이자율보다 낮을수록 할인율은 낮아진다.

둘째,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에는 보다 높은 할인율이 적용된다. 왜냐하면 미래 현금유입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무디스 또는 스탠더드 앤 푸어스와 같은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가 평가하는 개별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는 해당 기업의 채권가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우리 나라도 최근 채권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개별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셋째, 상환기일이 장기일수록 할인율은 상대적으로 커진다. 왜냐하면 상환기일이 1년인 채권보다 상환기일이 10년인 채권이 훨씬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장기채권의 이자율이 단기채권의 이자율보다 높은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 할인율=이자율=수익률

경제신문의 채권 시세표에서 볼 수 다양한 채권의 수익률이 바로 앞에서 살펴본 채권의 할인율이다. 채권할인율, 채권이자율, 채권수익률은 모두 동일한 개념이다.
채권에 표시되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이자는 형식적인 이자이고,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획득하는 이자는 지급이자에 채권 할인액을 더하거나, 또는 지급이자에 채권 할증액을 차감한 금액이다. 따라서 채권의 실질이자율은 바로 채권의 할인율다. 끝으로 채권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할인율이 바로 채권투자를 통하여 획득하는 이자율이므로 이를 수익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승의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