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제2회 서울국제금융포럼] “외국인 투자제한 철폐” 주문

임대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6.19 06:21

수정 2014.11.07 13:52


파이낸셜뉴스와 UBS워버그증권이 공동 주최한 ‘제2회 서울 국제금융포럼’ 2일째 행사는 한국경제의 큰틀을 논의했던 첫날과 달리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해외 전문가들의 세부적이고 실무적인 평가 및 조언 위주로 진행됐다.

특히 마이클 페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아시아지역 상무는 한국의 경영투명성이 아시아 국가중 최하위권이라고 밝혀 해외투자가들이 보는 한국경제의 현위치가 어느 수준인가를 실감케 했다. S&P의 평가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마이클 상무의 이같은 발언은 가히 ‘충격적’이다. 리처드 퍼스 슈로더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코리아 재무담당 이사도 한국 증권시장이 그동안 많은 발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수익면에서는 외국인투자가들에 큰 매력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는 것에는 모두 동감을 표했다.

산업은행과 국민·주택은행 등 국내 은행들도 이들 해외 전문가들과 국내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향후 은행의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 경영투명성 여전히 ‘불신’=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인 S&P의 마이클 페티 상무는 이날 강연에서 한국의 경영투명성이 아시아 국가중 하위권이라고 밝혀 참가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마이클 상무는 “S&P가 최근 한국과 일본·싱가포르·홍콩 등 12개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투명성 조사에서 한국은 하위권인 9위로 조사됐다”며 “이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보다도 낮은 순위”라고 지적했다.S&P 조사자료에 따르면 경영투명성이 가장 높은 국가는 싱가포르로 조사됐으며 홍콩과 일본·말레이시아·필리핀·대만·태국·인도네시아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이들보다 낮은 9위로 기록됐다. 한국에 뒤지는 나라는 중국과 인도·베트남 뿐이었다.

◇한국증시 ‘수익성 낮다’=한국의 증권시장과 기업들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이어졌다. 리처드 퍼스 슈로더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코리아 재무담당 이사는 “한국의 증시가 많은 발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좀처럼 침체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가들이 수익성 면에서 큰 매력을 못 느끼고 있다”며 “이는 근본적으로 외국인들의 참여가 미약할 수밖에 없는 한국 자본시장 내부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충고했다.

리처드 이사는 “한국 정부는 증권시장과 관련된 커미션을 더 낮추고 준법감시제도를 조속히 정착시켜야 한다”며 “데이트레이딩을 없애려 한다는 것도 외국인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아직도 한국기업들 사이에 주가조작이 어느정도 용인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 한국시장을 보는 외국인들의 시각이 어느 수준인가를 짐작케 했다. 그는 “통신·방송·전력 등 국가기간 산업에 남아있는 외국인 지분한도제한을 전부 풀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토머스 팔로스 씨티뱅크 부사장은 “한국 재벌그룹들의 총부채가 정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계열사간 지분출자 등이 여전해 실질적으로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이는 여전히 한국경제 전망을 어렵게 하는 위협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머스 부사장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 이같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이 우선 성숙해져야 한다”며 “한국 기업들도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한 투명하고 철저한 기업관리만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국민·주택은행 ‘그래도 희망은 있다’=해외 전문가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냉정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과 국민·주택은행이 기업설명에 나서 이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산은은 기업설명회를 통해 시중은행의 유동성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민영화는 있을 수 없으며 정부가 산은에 대한 지원을 확고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은 또 프로젝트파이낸싱과 증권인수, 인수합병, 파생금융상품, 외환거래 등을 통해 투자은행으로서의 업무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도 투자은행으로의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투자금융업무를 대폭 확대하는 경영전략을 수립했다.
도로, 항만과 공항, 발전소 등 30여건의 사회간접자본 시설 투자사업에 금융자문을 맡고 있고 한국전력과 같은 공기업 민영화 작업에도 자문역할을 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세계 일류 수준의 소매금융기관으로 거듭난다는 ‘인터넷 뱅킹 전략’을 수립했다.
주택은행은 자기자본이익률(ROI)를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고 분업과 전문화, 인터넷을 통한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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