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한미銀 부실감축 초비상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6.20 06:21

수정 2014.11.07 13:52


한미은행이 올 하반기 계획된 1조원 규모의 부실자산 감축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5월말 기준 부실자산 1조4000억원중 70%에 달하는 9000억원이 처리곤란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대상 대출인데다 2000억원 규모의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설립 난망, 자산관리공사 환매특약에 따른 부실자산 재매입, 현대건설 분담금 등 ‘복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한미은행이 향후 부실자산 감축에 실패할 경우 건전성 및 수익성악화는 물론 은행 클린화작업에도 중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실자산 현황=한미은행이 올들어 털어낸 부실자산은 약 1조1000억원.우선 1조원에 달하는 대우계열 부실중 50%인 5000억원을 털어냈다.또 대손상각을 통해 1·4분기중에 6000억원을 은행 손실로 반영했으며 이달말까지 추가로 830억원을 줄일 계획이다.이에 따라 남게된 부실자산 규모는 1조4000억원선.그러나 이는 한빛·조흥·국민·주택·하나 등 다른 은행의 부실처리속도에 비하면 상당히 뒤처지는 수준이다.

◇1조원 감축 요원=한미은행은 올초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우량은행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하반기에만 1조원의 부실자산 감축계획을 세웠다.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우량은행의 반열에 서겠다는 게 한미은행의 복안이다.
그러나 이같은 우량은행의 꿈은 당분간 접어야 할 것같다.당장 5월말 현재 1조4000억원에 달하는 부실중 70%인 9000원이 처리곤란한 워크아웃 여신이라는 점이다.더욱이 대우관련 여신이 이중 60%를 넘고 있다.여기에 CRV를 통한 부실자산 처리도 기대난망이다.채권단간 이해관계 등이 맞물리면서 올해 CRV출범은 물건너 갔다는 지적이 그 이유다.한미은행은 당초 고합 1200억원, 새한 450억원 등 최소 2000억원 이상을 CRV를 통해 정리할 계획이었다.

또 지난 97년 이후 자산관리공사에 법정관리·화의기업자산을 매각하면서 맺은 환매특약에 따라 재인수해야 하는 부실자산 규모도 1450억원을 웃돈다.인수대상 기업중에는 처리 자체가 불투명한 진로 등 대기업도 끼어있다.이밖에 400억원에 달하는 현대건설 출자전환 및 유상증자 분담금이나 부실규모가 은행계정에 비해 2배이상 높은 신탁계정을 무려 1조원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점도 향후 이 은행의 클린화 작업에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한미은행 관계자는 “올 하반기 1조원 가량의 부실자산 감축계획을 세웠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대안이 없다=한미은행의 고민은 부실자산 감축을 위한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데 있다.일단 3·4분기중에 국제경쟁입찰을 통해 5000억원 가량을 매각하고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도 검토중이다.그러나 시장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실현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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