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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창하는 중국…줄어드는 대만


“추락하는 대만, 떠오르는 중국.”

‘하나의 중국’ 원칙을 놓고 대립 중인 대만과 중국이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만은 지난 97년 아시아를 휩쓸었던 외환위기를 거뜬히 견뎌내면서 경제우등생의 면모를 과시했으나 지금은 경기침체 조짐이 뚜렷하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를 넘어선 데 이어 향후 5년간 연 평균 7%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온통 장밋빛이다.

◇추락하는 대만=지난 90년대 말 동아시아를 휩쓸고 지나간 금융위기 때도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했던 경제강국의 위상이 형편없이 무너졌다.

최근 속속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대만경제의 실상을 보여준다. 지난 5월 수출은 101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2.6%나 줄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11% 감소를 2배 이상 웃도는 것이며 계절적 요인을 감안할 경우 월별 기준 사상 최대의 하락률이다.

수입도 29.6%나 급감해 향후 내수와 수출전망이 모두 불투명하다.

지난 1?4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6% 상승에 그쳐 아시아 주요 국가 중 경기침체에 빠진 일본 다음으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최근 민간 연구소는 물론 정부기관도 한결같이 대만의 올 GDP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잡기 시작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지는 경기둔화가 수출의 35%를 차지하는 전자산업의 부진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들 기업의 주력 상품인 128메가 D램 가격은 최근 개당 2.5달러까지 급락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82%나 폭락한 것으로 손익분기점인 3.5달러를 훨씬 밑돌고 있다.

타이베이 소재 골드만 삭스의 지역전략가인 애난드 아이탈은 “대만은 조만간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경고했다.

◇팽창하는 중국=세계적인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는 호황을 지속하고 있다. GDP 성장률은 지난해 1·4분기 8.1%를 기록한 이래 4분기 연속 8%대를 기록 중이다.

스광성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장(장관)은 GDP 성장률이 향후 5년간 평균 7%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발전과 함께 중국은 최근 주변국에 대한 정치적인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태도다. 러시아를 포함해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과 지난 96년 ‘상하이 5’를 출범시킨 중국은 러시아를 제외한 국가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타지키스탄에는 낙하산·의약품·국경경비용 품목을 지원했고, 반군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에는 위기 때 군사적인 도움을 약속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상하이 5’에 연내 가입할 예정이다.

저널은 중국이 중앙아시아 지역에 매장된 풍부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앙아시아에서 ‘큰 형’ 역할을 했던 러시아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겠지만 ‘러시아는 사라지는 실력자, 중국은 떠오르는 힘’”이라며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고 말했다.

/ kkskim@fnnews.com 김기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