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신기술 21세기를 달린다]자동차 ‘맑음’반도체 ‘흐린후 맑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6.25 06:23

수정 2014.11.07 13:48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자동차등 굵직한 국내 경제의 현안도 한고비를 넘긴 상황이어서 하반기 국내경기는 전반적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가전 등은 상반기의 호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되며 철강, 섬유도 상반기보다는 다소간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하반기에 침체국면을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유화는 설비증설 등으로 더딘 회복세가 예견된다.

◇반도체 가전=지난해 연말이후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경기가 침체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D램분야의 가격은 64메가D램을 중심으로 최저가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가격이 바닥권으로 빠르면 3·4분기 늦어도 연말까지 PC경기가 회복되면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투자 마무리 등으로 인한 공급량 급증과 이에따른 D램 등의 가격하락과 재고증가 등으로 상반기 수출과 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4.4%, 22.0%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반기에는 공급업체들의 자율적인 생산조정, 재고소진 및 PC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출(-7.9%)과 생산(-10.3%)의 감소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연구위원은 “상반기의 횡보국면에서 하반기에는 미국 시장 경기 회복과 수요 증가 등으로 성장세로 전환될 것”이나 “재고 물량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인 점을 고려할 때 급속한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D반도체와 마찬가지로 국내 업계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TFT-LCD시장은 지난해부터 가격하락세를 지속해오다 최근 수개월새 하락폭이 줄어들고 있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2·4분기 이후 펜티엄 4를 비롯한 고성능 PC 수요가 확대되고 계절적 수요가 겹치면D램 수요 확대와 더불어 가격도 동반 상승해 반도체 시장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4분기 환율수혜를 입었던 가전업계는 중국 남미 등 지속적인 글로벌 생산기지화 전략을 추진해옴에 따라 하반기에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통신기기,디지털가전기기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수(4.8%)와 수출(-2.0%)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면서 9.9%의 생산증가가 예상된다.

◇자동차=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사상 처음 완성차 생산 300만대를 돌파하면서 외환위기의 충격을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평가됐으나 올해는 대내외 경제여건의 악화로 인해 지난해와 같은 고도성장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자동차 내수판매는 지난해 7월 14만5394대로 정점에 오른 뒤 8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현대·기아·대우·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메이커 4개사가 올들어 최다 판매량을 달성했다.

올 하반기에는 자동차업계가 무보증 할부제를 실시하거나 할부금리를 내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데다 주가 상승 기대감, 2002년 월드컵 개최에 따른 소비심리 진작 등 긍정적 요인이 있으나 신차 부재,유가 인상,최근의 노사분규와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불안 등 부정적 요인으로 인해 상반기와 비슷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 연간 내수판매는 지난해의 143만대보다 2.1% 줄어든 14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자동차 수출은 미국 경기의 하강국면 진입으로 인한 세계 경제성장 둔화와 GM의 대우차 인수 여부, 미국의 통상압력 강화 등이 가장 큰 변수지만 업계의 수출총력체제 가동, 국산차의 대외이미지 개선, 신모델 투입 등 긍정적 요인 덕분에 지난해 168만대보다 1.2% 늘어난 170만대에 달할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전망했다.

◇철강=철강산업은 국제시황 침체와 통상압력 강화속에서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시장의 경우 2·4분기 이후 계속되는 회복세를 바탕으로 다소 낙관적인 시각이 우세하나 미국의 슈퍼 201조 발동을 비롯한 통상환경 악화로 수출은 주춤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가 발표한 ‘2001 하반기 철강경기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수시장의 경우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올 4·4분기엔 소폭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조강류(철근·형강 등)의 경우 지난 상반기 동안 건설경기가 회복되면서 과잉재고가 해소된 만큼 지난해의 내수 규모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또 열연코일·냉연강판 등 판재류는 자동차 가전 등 주요 수요산업의 완만한 회복세에 따라 감소폭을 줄여갈 것으로 기대되나 하반기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3%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설명했다.

하반기 강재수출은 국제철강 경기가 꾸준한 회복세를 보인면서 점차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나 통상환경 악화로 인해 1.5%의 완만한 증가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역시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함께 하반기 강재 생산은 0.7%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며 조강(쇳물)기준으론 3.1%의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대한 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주요업종 하반기전망’보고서는 철강업종에 대해 비관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은 6.4%, 내수는 0.7%, 생산은 0.5% 씩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통상압력 강화로 수출부문에 다소 제공이 걸릴 것으로 보이나 전반적인 경기회복으로 철강업종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 ”이라고 말했다.

◇유화=석유화학업종은 올 하반기부터 제품 수요가 점차 회복돼 오는 4·4분기가 석유화학 경기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공업협회는 “4·4분기부터 수급여건 개선이 기대되며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4.5%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하지만 2000∼2001년 사이 전세계에 걸쳐 이뤄진 대규모 유화 플랜트의 완공으로 공급과잉현상은 여전히 해소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업계는 올 상반기 중 수급 불균형과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에 이어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내수와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0.4%, 2.2%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또 생산 역시 1.6% 소폭 증가하는데 머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반기에도 역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되기는 하나 수요 증가세는 과거에 비해 여전히 둔화 조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신·증설 공장의 완공으로 인한 세계적인 공급과잉속에 내수와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각각 1.7%, 4.5% 증가하고 생산은 2.8% 증가하는데 머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의 강세현상도 지속되고 있어 올 3·4분기까지는 유화업체의 수익성 둔화추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유화경기의 호황국면은 2002년 하반기와 2004년사이에 도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는 세계 경제의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수요호전이 예상되는 반면 계획된 신증설 플랜트(신규공급)은 상대적으로 적어 수급균형이 맞춰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항공=지난 99년과 2000년 연속으로 물동량이 증가했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그 증가율은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항공화물 운송의 경우 올 상반기 운송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80%밖에 안되는 상황이고 여객 운송의 경우도 국제선 및 국내선의 여행객 수요가 줄고 국제적으로는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항공사들이 상반기에 화물 및 여객 부분의 운임을 일정 정도 인상했고 그로 인한 영업 이익 개선효과가 성수기인 하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국제 유가의 안정이 조심스레 점쳐지는 상황이라 상반기에 비해서는 상당히 호전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해운업종과 육운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10% 내외로 전망되는 가운데 항공업종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업 이익 증가율로 전체 운송업의 영업 이익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양 국적 항공사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환평가손실 증가와 최근 파업 사태에 따른 기업 신인도 하락이 2·4분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고 하반기에도 이에 따른 후유증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외형적으로 큰 성장이 예상되나 파업에 따른 손실 발생과 유류비 증가,임차료 부담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기대에 못미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유가와 환율 및 금리에 민감한, 단기차입금에 유지하는 수익구조와 금호그룹 전체의 유동성 문제가 변수지만 중?단거리 고수익 신규노선에서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어 하반기에 성장이 예상된다.

◇섬유=의류·직물업종은 약간 흐림, 화섬업종은 때에 따라 쾌청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의류·직물의 경우 엔화약세에 따른 일본상품과의 경쟁격화 및 각국의 통상압력 강화로 2·4분기에도 내수는 전년동기대비 12.1%, 수출은 8.7%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섬유원료 및 원사의 경우 내수침체가 심각해 감산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면서 하반기 미국경제가 안정세로 돌아설 경우 플라스 성장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지난해 상반기때와 같은 호황을 올해 안에 회복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는 전문가들도 많다.

지난해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던 화섬업계는 지난 3년간 증설이 전혀 없었다는 점과 세계적으로 공급량이 감소함과 동시에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등 호재가 많다.
특히 원료값 보다 제품값 상승폭이 더 커지고 있는 세계적인 흐름도 주목할 만 하다.

여기에 국내 화섬업계간 자율감산합의가 이뤄져 30% 정도의 감산이 이뤄지고 나면 공급과잉문제는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임정훈팀장은 “효성·휴비스·SK케미칼 등 세계적인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와 고합등 워크아웃 상태에 돌입한 업체간 양분화 현상이 뚜렷해 질 것”이라며 “정부와 채권단이 업체들 만큼만 구조조정 의지를 가지고 실행에 옮긴다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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