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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쟁력을 강화하자 <하>] 中시장 뚫어야 산다


고합 중국 현지법인 청도고합유한공사 이성래 사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칭다오 신시가지 빌딩숲을 보고 있노라면 묘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지난해 총 11억위안의 매출로 칭다오내 외국기업으로는 2위의 납세액을 기록할 만큼 성공신화를 이뤄냈다는 뿌듯함과 향후 몇년안에 중국과 일본 틈바구니에서 허덕거릴 한국경제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중국 5대 경제특구중 하나인 칭다오 경제특구. 수㎞에 걸쳐 펼쳐진 황금빛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이 곳에 외국자본의 파도가 거세게 밀려들어 오고 있다.

현재 칭다오에 돈을 투자한 나라는 모두 51개국. 투자금액만도 30억달러에 이른다. 츠화둥(50) 칭다오경제기술개발구 총서기는 “오는 2005년 10차 5개년 개발계획이 완료되면 가전·항만·관광사업을 3대축으로 총 500억위안의 경제규모를 자랑해 동북아 신 경제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중국은 저렴한 임금,풍부한 노동력과 함께 잠재적인 구매력 등으로 외국 기업을 유혹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은 이미 다국적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면서 중국은 세계경제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구매력은 국민총생산(GNP) 기준 4조4000억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고 1인당 소비액도 지난 90년 803위안에서 지난해 3100위안으로 4배 가량 증가했다.

한국 기업들도 높은 임금으로 제품의 국제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고 집단이기주의와 강성 노조로 기업활동이 어려워지자 중국을 생산과 소비의 대안처로 찾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도 국내기업들에는 큰 장점이다. 특히 세계 10대 무역국인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시장개방이 확대되고 사업환경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면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및 첨단 산업 진출=국제 금융과 첨단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하이에서 국내 기업들의 광고 간판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三星電子’ 광고판은 상하이의 가장 번화한 푸동지역에서 그것도 가장 좋은 자리에 자리잡고 있다. 중국에는 이미 국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첨단제품부터 초코파이까지 상륙해 있다.

국내 기업중 가장 활발하게 중국 진출을 꾀하는 곳은 단연 ‘삼성그룹’이다. 삼성그룹 각 계열사들은 각 업종에 맞는 유망 사업분야를 선정, 중국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삼성의 중국 진출 전략은 통신장비와 고수익 전자제품 등 첨단산업 분야로 중국의 기술 수준이 첨단 제품을 소화해낼 수 있을 정도로 높아진데다 고가 제품에 대한 현지 수요 또한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데 따른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전략적 진출을 선언한 중국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시장은 시스템 분야가 200억∼250억달러, 단말기는 250억∼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달 베이징에 데이터센터를 건립, 관계사들의 서버관리 대행업무를 시작한데 이어 점차 중국내 인터넷 기업의 웹호스팅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최근 상하이에 국내 업체 최초로 지점을 개설,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LG그룹의 경우 LG산전은 최근 중국 랴오닝성 다롄 경제기술개발구에 600만달러를 투자해 전력기기 생산공장을 건설,가동에 들어갔다. LG전자도 난징에 연산 25만대 규모의 LCD모니터 공장을 설립했다. 중국에서 LCD공장이 설립 가동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밖에 LG화학도 닝보시에서 가동중인 현지법인(닝보LG용싱케미컬)의 연간 생산능력도 지금의 15만t에서 2003년엔 37만t,2006년엔 50만t으로 늘릴 예정이다.

현대상사는 지난 5월 현대네트웍스의 DS램 3세트와 다산 인터네트의 중·소형 라우터 102세트 등 일부 물량을 1차로 선적했다. 대우전자는 톈진에 중국 내 첫 에어컨 직영점을 개설하고 중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업체인 팬택은 지난달 중국 닥시안사와 50만대(1100억원규모)의 GSM단말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삼보컴퓨터의 중국 현지법인 ‘삼보전뇌 유한공사’는 현지에서 자체 브랜드인 ‘e家’시리즈를 출시한다.

◇고품질 및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승부=중국에 진출하려면 품질이 우선되어야 한다. 중국은 이미 선진 기업들의 품질경쟁 각축장으로 변한지 오래다. 중국을 덤핑시장 정도로 생각하는 기업은 성공할 수 없고 가장 경쟁력있다고 생각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갖고 진출해야 한다.

제일모직의 박우 중국법인장은 “이곳에서 중국 로컬기업이 하듯이 중저가 제품을 팔다가는가격 경쟁에서 밀린다”며 “승산있는 고부가가치 사업을 선별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해 고가 시장을 공략해야 성공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애니콜’도 중국 시장점유율은 5위이지만 듀얼폴더 등 50만원이 넘는 제품군에서는 노키아 등 경쟁사 제품을 제치고 1위로 올라 있을 정도로 고가품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중국 승용차용 타이어 교체시장에서 1위(시장점유율 21.3%)에 올랐다. 200여 업체가 경쟁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세계적 메이커인 미셰린·브리지스톤·굿이어는 물론 현지 메이커들을 모두 제치고 수익성이 높은 타이어 교체시장에서 수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는 금호가 지난 96년 진출때부터 중가와 고가의 제품을 내놓아 제품 이미지를 높인 결과다.

/ rich@fnnews.com 상하이·칭다오=전형일·조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