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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속의 ‘효자사업’]철저한 시장조사 투자 결실


향후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업계 전반을 감싸고 있지만 일부 중견기업들의 경영실적은 되레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2개 이상의 사업군을 보유한 기업들의 경우 최근 들어 비주력사업이 큰 폭의 수익을 내며 불황타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때 회사의 수익을 까먹던 사업이 요즘에는 되레 든든한 효자사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사례가 적지않다”면서 “경기침체가 장기화조짐으로 일부기업들의 경우 단기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펼치고 있으나 미래에 대한 혜안을 바탕으로 기술 및 설비투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력사업이 바뀐 기업들=대우종합기계,LG전선 등의 이른바 ‘돈되는 사업’은 단연 공작기계와 광케이블사업이다. 그러나 몇년 전만 해도 대우종합기계의 주력사업은 굴착기였고 LG전선 역시 동케이블사업이 간판사업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우종합기계의 굴착기사업분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대우종합기계는 상반기 500여억원의 경상이익을 내며 워크아웃 졸업을 향해 비상하고 있다. 다름아닌 공작기계사업이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80년대 초반부터 공들여 온 공작기계사업이 98년 이후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LG전선 역시 동(구리)케이블사업과 전력케이블사업이 주력사업이었으나 지난 99년부터 광케이블사업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시의적절한 투자로 ‘호황’을 구가하는 기업들=동국제강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조선시장의 호황으로 후판부문의 이익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91년 부산제강소에 100만t 생산능력의 후판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98년에는 150만t 규모의 후판공장을 추가로 준공, 250만t 체제의 유지하고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조선산업에 대한 비관론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 그러나 동국제강은 과감히 설비투자에 나섰고 조선산업 최대의 수혜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향후 5∼10년간 조선업의 장기호황이 예고되고 있어 동국제강은 철강경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흑자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초대형유조선(VLCC)시장을 주도하는 대우조선은 지난 90년대초반부터 일찌감치 고부가가치선인 LNG선으로 눈을 돌렸다. 일반상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면밀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투자에 나섰다. 그 결실을 지난해부터 보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세계시장에 발주된 물량의 절반가량을 확보한 데 이어 올들어도 LNG선 8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LNG선이 세계조선시장의 주력선종으로 부상하고 있어 대우조선은 향후 5∼10년간 호황을 만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은 지난 94년부터 현금자동지급기(ATM)를 판매하기 시작, 지난해에는 국내에서만 약 800억원(1만대)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연간매출은 1100억원대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꾸준한 수익을 올려 든든한 현금창구 노릇을 하고 있다.

특히 98년 미국시장에 진출, 그동안 2만대 이상을 수출해 미국 내 소형 ATM 시장에서 30%의 점유율로 업계 2위를 달리고 있으며 올해에도 1만2000대 이상을 수출할 계획이다.

◇전자업계의 효자 ‘백색가전’=‘여름’을 밑천으로 호황을 맞는 사업들도 적지않다. 냉장고 에어컨 등 백색가전은 상반기에 꾸준한 매출호조를 보여 전자업계의 ‘효자’ 노릇을 했다. 지난 상반기 LG전자의 백색가전 부문 매출은 2조83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4%로 늘어났으며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부문 매출도 11.2%나 늘어난 1조6900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의 경우 특히 에어컨과 냉장고는 지난 2·4분기 각각 136%, 56%의 폭발적인 증가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지난 2·4분기 생활가전 매출액이 90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5% 증가했으며, 지난해 사실상 0%대에 머물던 가전부문 이익률도 1·4분기 15%, 2·4분기 9%로 크게 늘어났다.

또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사업 중 스마트카드의 경우도 올 상반기 매출액이 4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실적을 넘어서는 등 전반적인 반도체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의 탈(脫)불황 품목들=LG화학의 경우 상반기 석유화학부문과는 대조적으로 바닥재와 창호재 등을 생산하는 산업재부분은 영업성과가 지난해에 비해 호조를 보여 ‘효자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산업재부분의 매출 신장과 수익성 개선의 주원인은 건설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발코니창,시스템창,조립식 고급창,조은세상,VIP타일 등의 고기능·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대 및 시장 확대에 주력한 결과로 보인다.

삼성종합화학의 경우 첨단기술 신제품인 초내열 고강성 폴리프로필렌(HIPP), 슈퍼 플로(Super Flow·고충격 PVC대체품), 대형 플라스틱 소재인 PE 112 등이 수익을 크게 올리고 있다.

◇백화점, 홈쇼핑, 패션업계=불황속에서도 적극적인 영업전략과 긴축경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고 47%성장했고 롯데는 30.4%나 늘어났다. 홈쇼핑업계의 LG와 CJ39도 올 상반기에 전년동기대비 78.9%, 77.5% 성장했다.
법정관리에 처했던 패션업계의 일부 기업도 극적으로 회생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원은 올 상반기 2346억원의 매출과 18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나산은 1200억원의 매출과 1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대현도 지난 3월말 기준으로 30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8억원의 이익을 냈다.

/산업부 유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