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서울모터쇼 또 ‘반쪽잔치’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8.17 06:38

수정 2014.11.07 13:03


2002년 서울모터쇼가 개최 1년여를 앞두고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수입차협회가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또다시 반쪽으로 치러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입차협회는 최근 서울모터쇼 주관단체인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모터쇼의 관객 동원면에 있어 기여도가 높다는 점을 근거로 수익금 배분을 요청했다.

또 그간 상대적으로 불평등한 처우를 받았다는 점을 들어 향후 양 단체가 번갈아가며 모터쇼를 주최하고 서울모터쇼 공식 명칭도 ‘인터내셔널 오토 모터쇼’로 변경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자동차협회는 앞으로 협의을 통해 절충안을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세계 어느 모터쇼에도 이런 사례가 없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협회와 협의를 통해 내년 모터쇼를 공동주최한다는 대원칙에는 합의를 이뤄냈다”며 “다만 세부사항에 있어 수입차협회가 미국측의 통상압력를 등에 업고 너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등 세계 어느 모터쇼도 수입차 판매업체와 이익금을 배분하고 순번을 정해 개최하는 곳은 없다”며 “특히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서울모터쇼의 명칭까지 변경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자동차협회는 그간 부스사용료 등 수입차업체에 대한 일체의 불평등 조항을 없앴는데도 수입차협회가 또다시 새로운 주장을 들고나온 것은 서울모터쇼에 참가하지 않고 자체 수익을 늘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며 이는 국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지난 99년과 지난해 잇따라 반쪽짜리 모터쇼가 열려 내년에는 양 단체가 손잡고 동경모터쇼와 같은 세계적인 모터쇼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공동 주최에 합의했다”면서도 “명칭 변경,수익금 배분 문제 등은 추후 자동차협회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해 쉽게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지난 99년 서울모터쇼에 이어 2002년 서울모터쇼도 국내 업체(현대 기아 대우 쌍용 르노삼성)만 참가하는 반쪽 대회로 축소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특히 자동차협회는 1년 전부터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 모터쇼의 특성상 오는 2002년 열릴 서울모터쇼에 참가할 업체를 지금 모집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 코엑스측으로부터 전시장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수입차협회와 자동차협회가 지난해 각각 2002년 10월18일∼11월4일까지,11월15일∼12월1일까지 전시장을 임대하겠다고 요청해논 상태여서 코엑스측이 “양 단체가 공동명의로 계약을 하라”고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 협회의 이해 대립 때문에 제대로 된 모터쇼를 치르지 못하는 것은 한국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양 협회가 적당한 타협안을 찾아 내년에는 제대로 된 모터쇼를 개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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