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외환보유고의 적정관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8.27 06:41

수정 2014.11.07 12:55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지난 21일 현재 988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일본 중국 홍콩 대만에 이어 세계5위의 외환보유 대국이 됐다.외환보유 대국이 되면서 보유외환의 수익성제고와 관리문제가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IMF 관리체제도 졸업했으니 보유외환의 수익성 극대방안과 운용기법에 대한 개선책 등을 논의해볼 필요는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은 수익성보다 안전성과 유동성에 더 높은 비중을 두고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 말하고 싶다.IMF나 국제결제은행(BIS)도 각국이 보유외환을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환란을 겪은지 얼마 안되는 한국이 지나치게 수익성을 추구할 경우 국가신인도에도 나쁜 영향을 줄 우려도 또한 있다.

외환보유액의 수익성제고 문제는 우리가 보유한 금액이 많거나 여유가 있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우리가 보유한 988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이 많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적정외환보유고를 단기외채 411억달러와 외국인주식투자자금의 3분의 1인 200억 달러, 그리고 3개월치 수입액인 350억달러를 모두 합친 금액으로 정의할 때 우리의 적정외환보유액은 960억 달러가 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여기에 단기외채에 포함되지 않은 1년만기 이하의 유동부채 150억달러와 위기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30% 이상 빠져나갈 수 있다는 가정을 해볼 경우 1000억달러도 결코 많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세계경제와 금융의 통합으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것이 작금의 현실이며, 이렇게 불안한 세계금융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한국과 같이 소규모 개방국가는 외환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상존한다.이러한 위험성을 막아주는 것이 바로 충분한 외환을 보유하는 것이다.우리보다 경제규모가 작은 홍콩과 대만이 1000억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미 한국은행은 보유외환을 현금과 같이 안전성이 높으면서도 유동성과 수익성이 있는 미국의 재정증권과 같은 선진국 국채에 운용하고 있다.더 이상의 수익성을 바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높은 수익을 추구하다보면 보유자산의 위험성이 커지며, 이에따라 우리의 대외적 안정성도 그만큼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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