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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추자의 새흐름②-사회 윤리적 SRI펀드] 간접투자시장의 ‘총아’부상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8.28 06:41

수정 2014.11.07 12:54


SRI펀드가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SRI(Social Responsible Investing)란 기업의 사회적�^윤리적�^환경적 책임에 초점을 맞춘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일컫는 말이다.1920년대 미국 감리교회가 도박과 주류업체를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윤리적 투자를 행한 것에 기원을 두고 있다.그러나 SRI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들어 환경문제 사회문제 인종차별문제 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부터로 볼 수 있다.

◇투자흐름의 주류로 등장=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SRI펀드는 이미 전세계 투자문화를 선도하는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SRI의 원조격인 유럽의 경우 이미 220여개의 SRI펀드가 성공적으로 운용되고 있다.이에 투자된 자금이 무려 600억파운드(약 110조원)에 이른다.간접투자의 나라 미국에서의 성장속도는 눈부시다.미국의 SRI 투자규모는 지난 95년 6390억달러(약 816조원)에서 97년 1조1850억달러(약 1514조원), 99년 2조1600억달러(약 2760조원)로 4년만에 3.3배가 늘었다.이는 전금융권 운용자산의 8분의 1에 해당한다.또 50여개 뮤추얼펀드와 수익증권은 전체 펀드시장의 13%를 점유하고 있다.캐나다의 SRI펀드는 총 500억달러(약 64조원)로 지난 98년 6월 도입 이후 7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특히 영국은 개인투자자의 SRI펀드에 대한 투자규모만 33억파운드(약 6조원)에 달한다.아시아·태평양지역의 SRI펀드는 일본의 환경펀드(ECO펀드)가 주도하고 있다.니코증권,야스다화재해상,UBS자산운용 등 대형사들이 경쟁적으로 환경펀드를 출시해 11개 펀드(총 16조원 규모)가 운용중이다.이밖에 호주,싱가포르,홍콩에도 각종 SRI펀드가 활동하고 있다.

SRI펀드가 전체 간접투자시장의 ‘총아’로 떠오르자 다우존스,FTSE 등은 이와 관련된 주가지수를 내놓았다.미국의 다우존스는 지난 99년 9월 세계 최초의 글로벌 SRI주가지수인 ‘DJSGI’(다우존스 Sustainability Growth 인덱스)를 개발했다.이 지수에는 세계 36개 국가의 200여개 이상의 종목이 편입돼 있으며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이 5000조원에 이른다.영국의 FTSE도 지난 6월 ‘FTSE4GOOD’라는 지수를 정식 발표하기 시작했다.특히 FTSE는 인덱스로부터 얻는 수익의 40%를 유엔 아동지원기금(유니세프)에 제공한다.

◇반사회적 기업에 투자안해=SRI펀드가 다른 펀드와 다른 점은 마약·주류·담배·무기 등 반사회적 상품을 만드는 회사에 투자하지 않는 점이다.최근에는 그 영역이 더욱 확대돼 인종차별,여성문제,아동문제,환경문제 등에도 발을 넓혀 다양한 색깔의 펀드들이 나오고 있다.당연히 각종 사회단체 환경단체 등 NGO들의 호감도는 매우 높다.이들은 적극적으로 투자대상종목(유니버스) 구성에 관여하며 간접적으로 SRI펀드를 지원하고 있으며 각종 연금과 기금을 통해 대대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일본 야스다화재해상의 히로시 히라노 사장은 “환경펀드를 만들자 정부(환경청)가 자발적으로 찾아와 ‘뭐 도와줄 것이 없느냐’고 묻더라”며 “특히 환경단체,여성단체 등 NGO를 통한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기업들도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많은 혜택을 누린다.SRI펀드가 투자했다는 것은 해당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가능하고 또 수익성도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CLSA증권 크리스틴 로 객원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금융기관의 자금지원을 받기도 쉬워진다”며 “장기적인 생존을 보장받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유리알운용에 신규고객 몰린다=SRI펀드에 가입한 고객은 두번 놀라게 된다고 한다.첫째는 수익률이 다른 펀드들보다 높다는 것이고, 둘째는 펀드운용이 유리알처럼 투명하다는 것이다.실제로 일본의 대표적 환경펀드인 야스다화재해상의 ‘부나노모리’펀드의 운용보고서는 꼼꼼하기 이를 데 없다.펀드의 모든 포트폴리오를 100% 공개함은 물론 해당 종목을 편입한 이유, 해당 기업의 환경정책이나 실천내용 등을 자세히 적고 있다.니코에셋매니지먼트의 ECO펀드의 경우 고객의 60%이상이 생전 처음 펀드에 가입한 초보들이다.이 회사 마케팅그룹의 쇼지 요시코시 상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초점을 맞추면서 펀드 고객에게 소홀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펀드의 투명성은 신규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요시코시 상무는 또 “특히 여성단체,사회단체,지방기금,노조기금 등이 펀드에 장기적으로 자금을 맡겨오고 있다”며 “이들 투자자들을 바탕으로 펀드를 장기�^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jgkang@fnnews.com 강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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