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3대 쇼크’에 대비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8.30 06:41

수정 2014.11.07 12:53


진념 경제부총리가 한국경제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3대 쇼크론’을 들고 나왔다. 아시아 외환위 기의 재발 가능성, 미국 정보기술(IT) 산업의 불황, 그리고 중국경제의 부상 등이 그것이다. 한국경제의 당면 과제를 잘 요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진부총리는 또 이같은 3대 대외 요인에서 오는 충격을 제대로 돌파하지 못하면 제2의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전망에 대해 그동안 비교적 낙관적인 입장을 보여온 경제부총리가 공개적으로 위기의 가능성을 우려한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의 심각성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경제의 현주소는 여타 아시아국가와 비교한 진부총리의 진단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한 조찬연설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4마리 용의 하나였으나 IMF 쇼크 이후 깨어보니 인도네시아·필리핀과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경제정책의 총수가 뒤늦게나마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대책을 세워나가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같은 대외적 충격을 슬기롭게 극복하지 않고서는 우리경제의 미래는 암담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아도 세계 경제여건은 악화일로에 있다. 29일 발표된 미국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은 0.2%에 불과했다. 미 상무부가 한달 전 잠정치로 발표한 0.7%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물론, 90년대 초 경기 침체의 막바지인 93년 1·4분기에 -0.1%를 기록한 이후 8년만의 최저기록이다. 지난 6월까지 9개월째 뒷걸음질친 산업생산도 지난달 또다시 0.1%가 감소했다. 뉴욕타임스지의 보도대로 유럽및 일본과 함께 세계 경제의 3대 축이 지난 73년 오일 쇼크 이후 처음으로 가장 심각한 동시 슬럼프에 빠져있다.

국제환경에 슬기롭게 대처하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경제체질을 강화하여 대외적 요인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는 길밖에 없다. 대외여건이 개선되기를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는 없지 않은가.

경제 체질의 강화 필요성은 각 부문에서 제기된다. 설비투자와 수출부진의 타개는 그 중에서도 가장 절실한 과제다.
기업의 투자 마인드를 고취하여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노사 불안과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일이 급선무다. 통상여건이 날로 악화하는 속에서 우리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몇개 주력품목에만 의존하고 특정지역에만 편중되어 있는 수출구조를 다변화·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진단한 3대 악재를 슬기롭게 극복하여 위기를 우리의 체질 강화를 위한 기회로 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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